4월 FOMC서 채권 매각 문제 관련한 언급 없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총 4조3000억 달러(약 4377조원)의 자금을 시장에 풀었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향후 몇년간 이를 거둬들이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연내 종료하고 내년부터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보유 채권 매각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상당기간 동안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연준 내 비둘기와 매파 간 의견 마찰이 심화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앞당겨질지 모른다고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주 회견에서 “연준의 보유 채권 매각이 장기 금리급등을 가져올 수 있음을 연준 내 다수가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출구 전략’ 로드맵을 언급했을 때 채권시장은 물론 신흥시장도 대규모 자금 이탈로 홍역을 치른 점을 연준이 간과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연준 이사를 역임했던 로런스 마이어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 공동대표는 “연준이 이러한 충격 재발을 막고자 상당기간 보유 채권을 처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의 이런 기조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연준이 시중에 푼 자금 중 약 2조5000억 달러가 과다하게 공급됐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 연준의 독립성을 흔드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란데스뱅크의 채권 전략 책임자 카를 해일링은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연준이 갈수록 민간 영역에 깊게 개입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연준 보유 채권은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초만 해도 국내총생산(GDP)의 6%에 불과하던 것이 25%로 급증했다.
한편 연준의 차기 FOMC는 오는 17∼1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