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질·마약밀수 등에 이용될 수도
글로벌 해운산업이 사이버공격으로 엄청난 위기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해커들의 다음 타깃이 전 세계 물동량의 90%를 차지하는 해운산업이 될 수도 있다고 2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해커들은 최근 한 해상 석유시추선에 침입해 작동을 중단시켰다. 또 다른 시추선도 해커들의 공격에 따른 컴퓨터 고장으로 정상화되기까지 19일의 시간이 걸렸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온라인 상의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해킹해 그들의 목표를 정하거나 선박 내비게이션 기기를 꺼버리거나 가짜 데이터를 보내는 방법으로 해적 행위에 이용할 수 있다. 또 해커들이 벨기에 안트워프항의 시스템에 침입해 통관서류 조작을 통해 마약을 밀수할 수 있다.
영국 보험중개업체인 윌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직 사이버공격 빈도는 낮지만 해운산업은 보험에 들지 않은 시한폭탄 위에 앉아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운산업에서 사이버공격에 취약한 부분으로 3개의 핵심 위치확인시스템인 GPS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전자해도표시시스템(ECDIS)을 들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산하의 한 싱크탱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해운산업과 에너지산업은 생산성 개선이나 비용 절감, 운송시간 단축 등의 이유로 점점 더 많은 IT기술을 채택하고 있다”며 “이런 기술적 변화가 외부로부터의 접근을 허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안업체 래피드7은 해상 석유시추선 등에서 사용되는 기기 10만개 이상이 인터넷과 연결됐으나 이들의 보안 수준은 매우 취약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