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성장 위해선 ‘한국형 드로기 모델’ 필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관이 기획하고 민이 따르기만 하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그의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는 평가다.
박 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성공적인 경제혁신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이번 토론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대통령께 직접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역할을 나누고 결과를 예상하고 하는 토론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세션이 끝나면 분과별로 다시 모여 재토론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론 결과를 도출하는 데 이르면 며칠, 길면 2주 정도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고 민·관이 서로 소통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경제계, 정부, 전문가 등 각계 48명이 참석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구조 개혁’, ‘경제 역동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선진적인 기업가정신의 복원’ 등 3개 의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박 회장은 그동안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해 민관 소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지난달에는 유일호 새누리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을 초청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고, 이달 초에는 현오석 부총리와의 정책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확인했다.
특히 박 회장은 이번 토론을 위해 정책자문단 위원들과 6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직접 주도하기도 했다. 토론 진행을 위한 자문위원들의 아이디어가 모여 토론 의제 등이 설정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 ‘한국형 드로기’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성장잠재력이 충분하지만 일시적 경영난을 겪는 기술력 중심의 벤처기업에 대해 투자와 컨설팅, 멘토링을 복합 지원하는 한국형 드로기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드로기그룹은 본질 가치가 뛰어나지만 특수한 상황으로 사업이 부진한 중견기업 위주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룹이다. 또 드로기그룹은 자기자본까지 직접 장기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어 유럽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다.
이 밖에 토론회에서는 경제혁신을 위한 ‘규제자유지역’ 도입의 필요성과 일자리 혁신을 위한 ‘민관 팀플레이 강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한 보완의견’ 등이 활발하게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