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소득에 대한 불확실성 줄여 기대 심리 개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는 민간소비 부진은 가계가 향후 경제상황에 불안감을 느끼면서 소비를 미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가계의 미래소득에 대한 장단기 불확실성을 줄여 기대 심리를 개선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10일‘최근 소비부진과 가계의 시간선호 변화’(배병호 차장·손민규 과장·정원석 조사역)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는 우리나라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으로 과도한 가계부채 상환부담, 소득여건 개선의 미흡 등이 지적돼 왔으나 이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가계가 소비를 미래로 이연시키고자 하는 주관적 태도인 ‘시간 선호’ 가 달라진 것도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시간선호란 소비를 할 때 미래보다 현재 시점을 더 선호하는 주관적 태도를 말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계의 시간선호 변화 여부를 추정하기 위해 시간할인인자를 분석했다. 시간할인인자는 미래소비를 통해 얻게 될 기대효용에 대한 가중치다. 0~1 범위에서 1에 가까울수록 미래소비를 더 선호한다는 의미다.
조사결과 우리나라 가계의 시간할인인자는 1990~1999년 중 0.982에서 2000~2013년 중에는 0.991로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상대적 위험기피도도 0.005에서 0.252로 늘었다. 위험기피도가 늘어나면 미래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경우 현재소비를 더 많이 줄이게 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가 현재의 소비를 미래로 지연시키고자 하는 경향이 커진 것은 인구고령화 등에 따른 노후부담 증대, 고용 및 소득불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가계의 시간선호 변화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현재소비는 물론 생산, 고용을 감소시켜 경기를 위축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미래소득에 대한 장단기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면서 경제주체의 기대심리를 개선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