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등 지폐 환수율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지하경제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설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48.6%였다. 1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감소한 수치다.
환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현금이 시중에 풀렸다가 한은 금고에 돌아오지 않는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사용자가 더러워진 돈을 새 돈으로 바꾸고 싶어하거나 권종별 교환(5만원권 1장을 1만원권 5장으로 바꾸는 방식)을 원할 때, 금융기관이 운용규모보다 많아진 돈을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으로 예납할 때 돈은 한은 금고로 되돌아온다.
5만원권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 그쳤지만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지폐 발행잔액 중 5만원권의 비중은 12월말 현재 66.5%로 확대됐다. 1년 전에는 62.8%였다. 광의통화(M2, 평잔, 계절조정 기준)에 대한 현금통화의 비율도 작년 11월 현재 2.71%로 전년 같은 달의 2.37%에 견줘 0.34%포인트 높아졌다. 재산을 될 수 있으면 현금으로 갖고 있으려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 확보 성향이 높아진 건 훼손화폐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불에 타거나 장판 밑에서 뒀다가 부패해 한은이 새 돈으로 바꿔준 5만원권은 2012년 4억2600만원에서 지난해 7억8888만원으로 무려 85.2%나 치솟았다.
개인금고 판매도 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2012년 7월 강남점에 선일금고를 신규 입점 시킨 뒤 서울 충무로 본점에도 매장을 만들었다. 작년 12월 매출액은 입점 당시에 견줘 214% 신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