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날 1950선으로 떨어지며 나흘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중국의 1월 HSBC 제조업 PMI지수(49.6) 잠정치가 시장의 예상(50.3)과 전월(50.5)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특히 6개월 만에 제조업 경기의 확장과 둔화의 기준선인 50 밑으로 떨어진 때문이다.
뉴욕증시도 23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주요 기업의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75.99포인트(1.07%) 떨어진 1만6197.35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6.40포인트(0.89%) 하락한 1828.46으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4.13포인트(0.57%) 내린 4218.87로 마감했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빅스(VIX) 지수는 전일 대비 14% 급등한 14.58을 기록해 올 들어 가장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초에 발표된 중국의 4분기 성장률(7.7%)이 시장의 예상(7.6%)을 웃돌며 안정성장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라며 “다음주 미국 FOMC회의에서 연준이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되고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이머징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는 점도 중국 경제지표 부진 소식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성장률(3.9%)이 지난 2011년 1분기(4.1%)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 경제지표들이 엇갈린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제지표의 개선 만으로 당장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음주 미국 FOMC회의와 설연휴,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발표 등 아직은 확인해야 할 변수들이 다수 남아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최근 조정으로 코스피의 PBR이 청산가치인 1배 수준으로 떨어지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고 있어 현수준에서 지수 하방경직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 또한 작아 보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일 국내 증시 하락을 주도한 외국인이 대형주를 집중 매도하면서도 코스닥 시장에서는 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등 시장별로 차별적인 매매패턴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수급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종목군(KOSDAQ)을 선별적인 관심권에 두는 것도 방법”이라며 “코스피 1950선 전후에서는 경기민감주에 대한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1950선을 중심으로 한 등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한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