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닫는 소비자에 자영업자도 ‘울상’

입력 2014-01-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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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가계의 실질 소비지출은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는 등 가계의 ‘씀씀이’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면서 자영업자의 영업부진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내수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은 각종 지표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4∼7월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1만49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평균 매출액은 877만원으로 2010년보다 113만원(11.4%) 감소했다. 매출액은 877만원이지만 여기에서 점포 임차료, 인건비, 재료비, 공공요금 등을 빼면 영업이익이 187만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절반이 넘는 자영업자는 월 소득이 100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국세청에 2012년 소득을 신고한 개인사업자 395만7000명 가운데 221만6000명(56.0%)의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자영업자는 566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명 줄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매월 3만명씩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문을 닫는 사업체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들의 소득은 줄어든 반면 빚은 늘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예금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89조7000억원으로 2012년 말의 173조4000억원보다 9.4% 증가했다. 일반 가계 대출(2~4%)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이다.

자영업자의 부채는 질적 측면에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다.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은 지난해 3월 말 평균 1억2000만원으로, 임금근로자(4000만원)의 3배에 달했다. 또 대출의 39.3%가 만기에 한꺼번에 갚는 일시상환 방식으로 임금근로자(21.3%)보다 크다.

특히 자영업자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에도 대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손님은 줄어드는데 돈 구할 곳은 마땅치 않은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연명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생계형 대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밑바닥 경제가 마비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사례가 된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몰락은 간신히 회복국면에 접어든 한국경제에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특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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