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무법지대' 오명 벗을까…범죄 악용 기능 일부 삭제

입력 2024-09-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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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2016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로이터연합뉴스

텔레그램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불법 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형사 처벌 위기에 놓인 파벨 두로프 최고경영자(CEO)가 문제 개선 방안을 내놨다.

6일(현지시간) 두로프 대표는 사회관계망(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근처 사람들(People Nearby)’ 기능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능은 주변에 텔레그램을 쓰는 다른 이용자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으로 그동안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음에도 기능을 유지해왔다.

두로프 대표는 “텔레그램 이용자의 0.1% 미만이 사용했던 이 기능은 봇(bot)과 사기 문제를 갖고 있었다”라며 “이 대신 합법적이고 확인된 업체를 보여주는 ‘근처 기업들(Businesses Nearby)’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새로운 기능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 서비스인 ‘텔레그래프’ 변화된다. 그동안 ‘익명의 행위자’에 오용되고 있던 텔레그래프 미디어 업로드 기능을 비활성화하기로 한 것이다.

두로프 대표는 “텔레그램 이용자의 99.999%는 범죄와 무관하지만, 불법 활동에 연루된 0.001%가 플랫폼 전체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어 거의 1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의 이익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며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올해 텔레그램에서의 (콘텐츠) 조정(moderation)을 비판의 영역에서 찬양할 무언가로 바꾸겠다고 약속한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태생이지만 프랑스 시민권자인 두로프 대표는 지난달 24일 텔레그램에서 벌어지는 각종 불법 행위를 방치했다는 혐의 등으로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500만유로(약 74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현재 예비기소 단계에 있는 그는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프랑스 안에 머물며 매주 두 차례씩 경찰에 출석해야 한다.

이에 대해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무법 천국’이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감독 부족에 관한 비판 여론을 인지하고 있고 범죄행위 관리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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