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력수급 최대 고비… 한빛원전, 전력난 대비 ‘구슬땀’

입력 2013-08-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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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전 중 유일하게 전 발전기 가동… 차량용 비상디젤발전기 도입 준비 등 만반 대응

▲한빛원전본부의 전경.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중 유일하게 전 발전기가 모두 가동하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국내 원자력발전량 중 가장 많은 30%를 담당하고 있는 한빛원전(옛 영광원전)이다. 올 여름 전력수급 최대 고비를 맞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빛원전은 전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총 6기의 발전기를 100% 가동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전라남도 영광 홍충읍 계마리에 있는 한빛원전본부를 찾았다. 전 발전기가 가동 중인 한빛원전이 올 여름 전력수급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멀리서부터 보인 120cm의 철근콘크리트 외벽이 원전의 튼튼함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줬다.

직접 한빛원전 6호기의 1차보조건물에 들어가 봤다. 방사능 피폭 정도를 알 수 있는 개인선량계(ADR)을 가슴에 차고 배관이 어지럽게 이어져 있는 건물을 인솔자를 따라 이동했다. 이동 도중엔 이번 위조 시험성적서 파문을 일으켰던 제어케이블과 온도 및 습도 등을 조절하는 공조설비도 눈에 띄었다.

1차보조건물을 나와 한빛원전 6호기 원자로 건물에 도착했다. 원자로 입구는 이중으로 된 문으로 이뤄졌는데, 평상시엔 닫아놓고 연료교체시 작업자만 출입하게 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전본부 서승남 방사선안전팀장은 “대략 15개월에 한 번씩 연료교체를 진행하고 이 시기엔 하루에 수백명이 출입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후 사용후핵연료가 묻혀 있는 저장소에 들렀다. 저장소엔 제 역할을 모두 마친 핵연료봉이 에메랄드빛의 붕산수 속에 수직으로 차곡차곡 세워져 있었다. 서 팀장은 “사용후핵연료는 수면으로부터 23피트 밑에 저장돼 있다”면서 “사용후핵연료의 열기와 방사능을 잡기 위해 붕소와 물이 섞인 붕산수 안에 저장해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빛원전엔 한 호기당 핵연료 177다발이 들어간다. 핵연료가 수명을 다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54개월로 한빛원전은 18개월마다 약 30%를 교체한다. 저장소 근처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카메라로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한 모든 것을 감시하고 있다. 서 팀장은 “IAEA 카메라는 2~3개월 간 모든 활동을 감시하고 서버도 바로 옆에 봉인된 상태로 비치돼 있어 열어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저장소 옆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에 자체적으로 설치한 살수 배관이 있다. 혹시나 사고가 나서 사용후핵연료가 녹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방책이다. 이를 통해 적어도 후쿠시마 사태의 재발은 적절히 막을 수 있다는 게 서 팀장의 설명이다.

최근 전력수급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한빛원전은 혹시나 모를 발전기 고장에 대해서도 만반으로 대비하고 있다. 발전소의 모든 것을 통제하는 주제어실에도 5명의 직원들이 6조3교대로 24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방정비기간 등을 늘려 정비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최근엔 차량용 비상디젤발전기 도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원동 한빛원전본부장은 “연료교체 기간을 50일로 늘려 정비를 더욱 세밀하게 진행하고 예방정비 기간도 늘렸다”며 “전력난에 대비해 혹시나 모를 원전의 불시 중단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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