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경의 세계로] 아베노믹스, 허니문 언제까지…

입력 2013-01-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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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6일 출범한 일본 아베 신조 내각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아베노믹스(Abenomics)’가 뜨거운 감자다. 아베노믹스는 경기 회복, 20년 가까이 이어져온 디플레이션과 엔고(円高) 탈출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아베 정권의 청사진이다. 올 여름 참의원 선거 결과도 아베노믹스의 성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은 아베노믹스에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가팔랐던 엔고(円高)는 한풀 꺾였고, 주가도 오름세로 2012년 대미를 장식했다.

‘이 같은 허니문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우려되는 것은 아베 총리의 전적이다. 그는 90대 총리 재임 시절인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신이 이끌던 자민당이 참패하자 권력을 내던졌다. 그는 참의원 선거 두 달 뒤인 9월12일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보다 새 총리가 수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병이 악화해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도 들었다.

실제로 그는 사의를 표명한 바로 다음 날인 9월13일 게이오기주쿠대학병원에 입원, 궤양성 대장염 진단을 받았다.

궤양성 대장염이란 대장에 염증 또는 궤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환경적·유전적 요인 외에 스트레스가 치명적인 병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유권자들은 지난해말 치러진 총선 직전까지 금융위기 후유증에 따른 만성적인 경기 침체, 리더십 없는 민주당 정권에 심한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아베 총재가 이끈 자민당의 승리는 민주당 정권에 실망한 표심이 대거 보수 쪽으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자민당 정권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는 현 아베 정권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민주당은 지난 2009년 8월30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54년 만에 정권 교체의 숙원을 풀었다.

그러나 살아나지 않는 경제, 정치자금 의혹, 오키나와 후텐마 미국 기지 이전 문제로 불거진 정치적 리더십 부재는 민주당 정권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고 하토야마 유키오, 간 나오토, 노다 요시히코 등 정권 교체 이후 취임한 총리들이 줄줄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아베 총리는 무제한적인 금융완화와 우익적인 색채를 앞세워 표심을 자극, 정권 탈환에 성공하며 96대 총리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아베노믹스가 착실히 진행돼 경제가 회복되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유리하다. 재정적자를 메울 소비세율 인상도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일본 경제는 아베 총리가 권력을 내던졌던 2007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곪아있다. 이런 상황이면 로봇이 아닌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 약물 치료로 건강을 되찾았다고 단언한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에도 위험신호가 올 게 뻔하다. 그렇게 되면 아베 총리는 또 핑계를 대지는 않을까. “건강 악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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