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새 정부의 수장이 되려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의 정책 1순위도 고용창출이다.
지난 4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우선순위 정책도 일자리였다.
오바마를 막고 새 대통령이 되려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역시 고용창출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재정위기에 휘청이는 유럽 역시 실업률 하락과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이다.
전 세계 지도자들이 정치생명을 걸고 부르짖는 정책이 바로 고용인 셈이다.
그럼 왜 일자리는 늘지 않는 것일까.
정부 주도의 고용창출 정책이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은 지난 4~5년 간의 일은 아니다.
10년 전에도 어려웠고 50년 전에도 어려웠다.
어쩌면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60년대 케인스 경제정책 시대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그랬는지도 모른다.
향후 고용창출은 더욱 어렵게 될 것 같다.
고용창출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고용창출이 인플레와 역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일자리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성장을 해야 하는데 성장은 거의 모두 인플레를 수반한다.
고용과 인플레가 상충관계에 있는 것이다.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실업자를 기쁘게 해 주지만 이때 발생하는 인플레는 국민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간다.
계층 간 이해마찰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정치인에게 쉽게 풀 수 없는 딜레마다.
일자리 만들기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고용창출이 국가 간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무역에 있어 무역흑자국은 고용이 늘어나지만 무역적자국은 고용이 그 만큼 줄어든다.
또 투자유치국의 고용은 늘어나지만 투자송출국의 고용은 줄어든다.
예컨대 중국의 무역흑자는 중국내 고용을 늘이지만 중국에 대해 엄청난 무역적자를 내는 미국은 고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국이 경제개방 30년도 안돼 세계 제2국으로 급부상함으로써 세계는 사상 초유의 글로벌 불균형 (global imbalance)을 겪고 있다.
일자리 만들기가 어려운 이유가 또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시대에 노동과 자본은 국제적으로 쉽게 움직일 수 있다.
근로자는 임금이 낮은 나라에서 임금이 높은 나라로 옮겨갈 수 있으며 자본도 수익률이 낮은 나라에서 높은 나라로 순식간에 옮겨 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80만 외국인 노동자가 이른바 3D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
전에 3D 직종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그보다 나은 직업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게 되고 이는 중장기 실업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자본과 공장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상대 당사국은 고용이 늘어나지만 우리나라의 고용은 줄어든다.
이는 우리의 수출이 늘고 국내총생산(GDP)이 성장해도 일자리가 좀처럼 늘지 않는 이유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만 겪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가 무고용 수출 (jobless export)과 무고용 성장 (jobless growth)을 겪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노동과 자본의 국제적 이동은 거역할 수 없는 대세이다.
실업문제를 거시경제정책에만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적절한 기술과 교육정책으로 근로자가 자신에게 맞는 기술과 ‘노우하우’를 될수록 빨리 터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우리나라 근로자의 외국진출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지원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