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자동차 공장으로는 세계최대 규모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사이에 울산 공장은 잊혀졌었다. 그러나 울산 공장은 분명 단일 자동차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현대차가 연간 700만대 생산을 눈 앞에 둔 글로벌 톱5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울산공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울산공장의 역사는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현대건설 자동차사업부를 추진하던 무렵이다. 1공장의 시작은 1965년. 제대로 된 자동차 공장 하나 없던 한국 땅에, 처음으로 공장다운 공장 한번 지어보겠다며 첫 삽을 떴던 날이다. 마침내 1967년 12월 현대차의 울산 역사가 시작됐다.
그렇게 45년이 흘렀다. 반세기 가까이 현대차가 글로벌 곳곳을 누비는 동안 이곳 울산공장 역시 수많은 역사를 써왔다. 미국 포드에서 부품을 가져다 조립만 하던 수준에서 1976년 첫 고유모델인 포니를 생산한 곳도 이곳 울산공장이다. 수출전용부두에서 미국에 포니 엑셀을 20만대나 수출했던 기록도 이곳에서 썼다. 이들의 반세기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울산공장은 현대차에게 성지(聖地)나 다름없다.
태화강 상류에서 하류로 길게 이어지는 울산공장은 복잡한 구조 속에 일사불란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앨라바마와 베이징 공장처럼 네모반듯한 모습도 아니다. 1~5공장이 길게 나열돼 있고, 각각의 공장은 지근거리에 엔진공장과 부품, 물류센터를 끼고 있다.
이 가운데 3공장이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2개의 라인에서 각각 내수와 수출형 아반떼, i30 등을 숨가쁘게 만들어 내고 있다. 협력업체 인원 885명을 포함해 4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40만대. 지난해 98% 가동률을 기록하며 39만대를 뽑아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생산량을 기록 중이다.
의장라인에 들어서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생산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라인 곳곳에 정밀작업을 위한 로봇 자동화가 이뤄져있다.
곳곳에 기름때가 찌들어있는 자동차 생산 공장이 아니다. 말끔하게 닦여있는 공정과 공정 사이에는 근로자들이 묵묵히 자신이 맡은 공정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라인이 빠르고 정확하게 돌고 있는 사이, 울산 홍보팀은 입이 마르도록 3공장의 중요성을 그리고 상징성을 나열한다.
“이렇게 라인을 타고 각 공정별로 작업이 마무리되면 마지막 단계에서 최종 검사를 합니다. 그보다 각 라인별로 중간 중간에 별도로 점검 라인을 따로 두고 있어요. 조립품질을 높이고 미세한 결함이라도 라인 중간에서 잡아내기 위한 공정이죠.”
이토록 수많은 기계와 수많은 숙련 근로자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동안 밀레니엄 카로 등극한 아반떼가 최상의 품질로 생산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