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K-팝스타’ ‘슈퍼스타K’, ‘보이스코리아’, 지겨워!” KBS ‘개그콘서트’의 최고 인기 코너 ‘용감한 녀석들’에서 신보라가 던진 대사다. 상당수 시청자는 신보라의 대사처럼 “지겹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시청률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방송사는 “당신의 꿈을 이뤄준다”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을 내걸며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시청자의 반응은 떨어지는데 방송가는 왜 여전히 오디션 제작 광풍일까.
2000년대 들어‘오스트레일리안 아이돌(Australian Idol)’‘독일 슈퍼스타를 찾습니다(Deutschland Sucht Den Superstar)’, 영국 팝아이돌(Pop Idol) 등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오디션 프로그램을 차용한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이 2002년 미국에서 방송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지구적 열풍을 일으켰다. 여기에 영국 ‘브리튼 갓 탤런트’수전 보일, 폴 보츠의 감동적인 성공신화가 세계인의 화제가 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런데 왜 방송사들은 줄이기는커녕 오디션 프로그램을 더 늘리는 것일까. 연예인 지망생의 급증, 시청자 눈길을 끄는 성공신화 구축과 스토리텔링 구현, 톡톡 튀는 자극적인 편집, 기존 연예인에게서 느끼지 못한 일반인들의 실력과 참신성 등 오디션 프로그램 인기요소가 여전히 유효성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무한경쟁 이데올로기가 일상화됐지만 경쟁의 과정에서 공정함보다는 불공정과 편법, 불법이 판치는 2012년 대한민국 사회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실력만으로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공정신화에 대한 대중의 욕구 충족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증폭과 제작열기에 한몫하고 있다. 또한 감정이입이나 동일시의 감정을 쉽게 유발하는 일반인이 참여하는 오디션이 대부분이어서 매회 방송마다 쉽게 관심과 화제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이다.
무엇보다 방송사가 적은 제작비로 막대한 협찬과 광고, 그리고 하락하고 있지만 안정적 시청률 담보라는 달콤한 이유로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혈안이 돼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급증할수록 오디션 프로그램의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학교마저 외면하고 오디션에 올인 하는 어린이, 청소년 오디션 폐인을 양산하고 그리고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참가자의 사생활 세일즈 강요와 억지 감동 성공신화의 구축, 출연자의 동정의 대상화로의 전락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꿈과 삶, 성공, 음악에 대한 인식의 왜곡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의 병폐의 하나다.
스타의 꿈을 이뤄주겠다는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질과 폐해를 들여다봐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