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리베이트 긴급 점검]국내 제약 기업 실상은…

입력 2012-08-0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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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상장 제약사의 매출액 순위를 살펴보면 동아제약이 9073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웅제약 7066억원, 녹십자 6978억원, 유한양행 6,677억원, 한미약품 5125억원 순이었다. 상위 5개 제약기업은 총 3조4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 전체 시장에서 21.5%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매출액 기준 상위 50개 회사가 전체 시장의 82.5%를 차지하고 있는데 유심히 볼 것은 다국적 제약사의 비중이다. 국내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수는 2008년 기준으로 32개 정도로 그 숫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매출규모는 5조원 가량으로 시장 점유율이 30.02%에 이른다.

이처럼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입지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지만 국내 제약기업은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1위 기업의 매출액이 불과 9073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굳이 다른 산업의 1위 기업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그 규모가 상당히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은 다국적 제약사들과 비교할 때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글로벌 기업인 파이자의 경우 2006년을 기준으로 매출액이 매출액이 451억 달러(58조원)에 이르고 GSK는 329억 달러, 사노피 아벤티스는 37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의 제약사들이 영세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장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R&D에 대한 투자 미흡이다. 신약 개발을 통해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무분별한 복제약의 생산을 통해 단기적인 이익만 추구해 왔고, R&D 투자를 게을리한 영향을 지금에서야 받고 있는 것이다.

다국적 외국계 제약사의 R&D 투자규모를 살펴보면 화이자의 경우 7조5000억원, 존슨앤존슨이 경우 5조4000억원 등으로 국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비 투자규모는 약 3100억원(2008년 기준) 수준이다.

신약 개발 동향을 살펴봐도 암담하기는 마찬가지다. 2008년 기준 국내 신약은 총 13개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외국계 제약사 한 회사의 1~2년치 수치에 불과하다.

자세히 살펴보면 13개의 신약 중 국내에서 실질적인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제품은 세가지 제품 (동화제약 스티렌, 자이데나, 유한양행 레바넥스) 정도에 불과하다.

이같이 미약한 R&D 투자는 그 자체로도 큰 문제가 되지만 다른 문제점을 양산한다는 측면에서도 심각하다. 국내 제약산업의 또 다른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소품목 다품종 생산에 치중돼 있는 산업 생산구조 역시 이같은 점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인기 품목에 대한 묻지마 식의 복제품을 양산해 왔다”며 “결국 품질 경쟁과 같은 차별화 포인트 둘 수 없게 돼 영업만 내세우는 판매 전략, 리베이트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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