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권 사회통합센터 소장
갓난애기는 그 가정에서 축복이지만, 사회입장에서도 한국미래를 위한 소중한 인적자원이다. 그래서 갓난애기의 보육은 개인에게만 맡길수 없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모든 계층에게 획일적으로 무상으로 정부에서 제공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다. 보육이 중요한 사회서비스라는 점과, 정부의 무상보육이란 정책방향은 별개의 문제이다. 정치인은 사회적으로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으면, 무조건 무상으로 제공하려고 한다.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정책방향이다. 무상보육정책으로 인한 혼란에 대한 고려는 애초에 없었고, 표만 되면 무엇이든 정책되는 우리의 정치실패를 보고 있다. 애초 갓난애기의 보육정책방향은 70% 소득 이하계층에 한정되었으나 총선을 앞두고 무상보육으로 확대되면서, 왜곡된 것이다.
인간행위에 대한 대표적인 경제이론은 ‘수요이론’이다.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늘어난다는, 지극히 단순한 논리를 보육수요에 적용하면, 정책실패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보육가격이 제로가 되면, 수요가 늘어난다. 지금까지 집에서 양육하던 가정에서도 공짜이기 때문에 갓난애기를 보육원에 보낸다. 지금까지 70% 소득계층에 한정하던 무상보육을 부자에 까지 확대하니, 소위 부자동네에서 보육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서초구의 경우, 무상보육 확대정책으로 기존수요보다 3배 가깝게 보육수요가 증가하였다. 보육비용을 중앙정부와 함께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현 구조하에서, 지방정부는 늘어난 보육수요를 충족할수 없게 되었다. 무상으로 인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정부재원이 충분하지 못해서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꼭 무상보육이 필요한 가정에 제때 지급되지 못하게 된다. 수요자는 무상이기 때문에 소비하지만, 수요자마다 무상보육의 필요수준은 제각각 다르다. 애기를 맡기고, 여과활동하는 가정이 있는 반면, 애기를 맡기지 않으면, 일을 못해 생계가 걱정인 가정도 있다. 그러나 획일적인 무상정책은 이들 수요자들 중에서 어느 가정이 꼭 필요한 가정인지 선별할 수 없다. 그래서 가격이 필요한 것이다.
가격은 수요를 조절한다. 누구나 중요한 사회서비스이지만, 가격을 가지는 순간에 사람들은 구입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꼭 필요하지 않으면, 보육에 돈을 들이지 않고, 본인이 직접 키우게 된다. 이때 생계를 위해 보육이 꼭 필요한 저소득층은 정부에서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 보육정책에서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계층은 저소득 계층에 한정되어야 한다. 부자까지 무상으로 제공하면, 보육시장은 늘어난 수요와 정부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하는 공급부족현상으로 혼란을 가진다. 이때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계층은 생활을 위해 꼭 보육서비스가 필요한 서민들이다.
보육처럼 사회적으로 중요한 서비스일수록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만큼,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국민들의 감성을 이용하여 세몰이식으로 무상보육을 확대하면, 반드시 그 경제적 댓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부자에게 무상보육을 확대하면, 결국 부자에게 세금을 물려야 한다. 부자계층에 정부개입하는 것보다, 부자들의 보육은 본인들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정부는 빠지는 것이 현명한 정책방향이다. 보육도움이 꼭 필요한 가정에만 정부에서 제공하고, 무상보육의 수혜가정은 사회적 배려에 감사하는 분위기일 때 보육정책은 사회통합정책이 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무상이란 현란한 정치논리에 따라, 부자가정의 여가활동 지원을 위해 무상보육으로 획일적으로 지급하고, 나중에 부자에게 필요한 재원을 세금으로 충당할때, 무상보육정책은 사회분열정책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