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예비비나 추경으로 지방에 내려 보내야”
여권이 0~2세 영아의 전면 무상보육이 예산 고갈로 중단 위기에 처함에 따라 예산 부족분에 대해 예비비를 투입할 방침이다. 야당도 예비비나 추경예산을 편성해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5일 “영아 무상보육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만큼 올해 예산 부족분에 예비비 투입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라며 “당정이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현재 필요한 추가 예산수요가 8000억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6200억원, 정부 2400억원이다. 당에서는 지자체 지원을 위한 6200억원 가량의 예비비 집행을 추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아 무상보육 중단위기와 관련해 “이런 상황까지 간 것에 정부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하루빨리 정부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영 정책위의장도 “당정협의를 통해 총선 때 약속한 전 계층 보육비, 양육비 지원 공약을 실천하겠다”며 “다른 의견이 정부에서 나왔지만 정부의 합치의견도 아니고, 공약에서 한 상황과 다른 의견이 부적절하다는 사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 예정된 3∼4세 유아를 어떻게 할지도 정부와 의견차이가 있다”며 “총선 공약에서 3∼4세 전 계층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정부는 아직도 소득하위 70%만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도 지자체 지원 촉구에 나섰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고위정책회의에서 0~2세 무상보육에 따른 지자체 재정난과 관련해 “올해 부족분은 예비비나 추경으로 지방에 내려 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의장은 “4대강에 투입된 예산의 10%만 써도 모든 계층에게 영유아 무상 보육을 할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지 못하면 올해 보육대란이 일어나면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민을 상대로 한 보육정책을 실험하지 말고 정책의 신뢰성을 높여 달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서초구를 포함해 11개 자치구가 다음 달 내 무상보육 예산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서초ㆍ강남ㆍ송파ㆍ종로ㆍ중구 등 상대적으로 자치구 예산 분담 비율이 높아 재정 여건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 자치구에서도 무상보육 예산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강남구는 이달 안에, 종로ㆍ송파ㆍ중구는 다음달에 무상보육 예산이 고갈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강남구는 올해 무상보육 예산으로 총 243억원이 필요하지만 6월 기준으로 확보된 예산은 118억원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