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선참여해도 차차기 장담 못해… 정몽준·이재오, 주말 산행에서 탈당 결의?
새누리당 비박(非박근혜) 대선주자 3인인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이 경선참여 여부를 놓고 마지막 결단만을 남겨두고 있다. 김 지사는 금명간, 정 전 대표와 이 의원은 당 지도부가 경선룰 논의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9일께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친박(박근혜) 일색의 당 지도부는 선거인단 규모마저도 현행 룰대로 확정, 비박 3인이 경선에 참여할 명분은 하나도 내주지 않은 상황이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경선 불참하겠다고 공언해왔던 비박 3인의 결단은 그러나 간단치 않다.
김 지사는 경선에 참여할 경우 ‘대선 출마시 지사직 사퇴’ 번복에 이은 두 번째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일 게 뻔하다. 친박 측으로부터 ‘포스트 박’ 칭호까지 들었던 만큼 차차기를 노려 이러한 부담을 감수한다해도 5년 뒤 대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진 알 수 없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지사의 경선 참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김 지사가 차차기를 보장받고 경선에 나가려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에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 하고 5년 뒤까지 당내 장악력을 가져야 한다”면서 “또 친박 측이 (차차기) 약속을 지켜야하는데 정치판에서 이 조건들이 다 이뤄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와 이 의원은 경선참여와 불참, 탈당이란 세 갈래길에서 보조를 맞출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의원 측에선 “9일까지 논의한다고 해놓고 2일 심야회의한 의도가 뭐냐. 쫓아내려고 하는 거냐.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겠다”고 탈당까지 시사해놓은 상태다. 이들이 탈당 후 정운찬 전 총리 등과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해 독자 후보를 낼 것이란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박 전 위원장의 당선에 타격을 줄 순 있겠으나 그들의 독자 후보가 대권까지 잡을 수 있을진 미지수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 전 대표는 탈당 감행 후 ‘박근혜 정권’을 맞게 된다면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신 교수는 “박 전 위원장이 대통령되면 재벌개혁이란 미명하에 현대중공업을 칠 수도 있다는 점이 정 전 대표의 결단에 걸림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고한 반박 성향이나 세가 약한 이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의기투합해주지 않는다면 탈당 후 당 밖에서 파괴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란 점이 남은 난제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부터 대권행보를 일단 접은 채 장고에 들어갔다. 정 전 대표와 이 의원은 주말 산행을 하며 최종 입장을 정리한다. 대선출마 의사를 피력해 관심을 모았던 김태호 의원은 불출마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