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길을 간다는 것' 책 낸 장병혜 박사 인터뷰
독립운동가이자 국무총리였던 장택상 선생의 딸이며, 한국, 미국, 일본에서 활동한 교육자 장병혜 박사가 이런 한국사회 공동체와 국가부터 가정까지 진단했다. 그는 ‘나의 길을 간다는 것’ 이란 책을 내고 독자들에게 대한민국의 길, 개인의 길을 환기시킨다.
최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장 교수를 만났다.
‘나의 길을 간다는 것’에는 이념, 세대, 계층으로 파편화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논하고 개인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작가는 어떤 마음에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됐을까.
“잘못된 교육제도, 정책 등을 조망하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나는 오늘날 한국사람이 작게는 통찰력과 올바른 판단력을 갖기 원한다. 그런 것들을 촉구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이리저리 휩쓸려다니기 보다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란 화두를 던지는 것이다. ”
그는 개인이 건강할 때 건강한 가족, 공동체,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가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한 개인의 생각과 가치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그는 건강한 국가에는 민주주의 체제가 올바르게 세워져나가야 함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장 교수가 바라보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떠할까. 그는 한국사회의 민주적 절차가 부족함을 토로했다.
“민주주의 국가의 큰 힘은 토론에 있다. 틀린 의견이라도 토론을 해서 더 좋은 생각을 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독재 국가에선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된다. 총, 칼을 가지고 빨리 하라고 하면 빨리하게 된다. 민주 국가에선 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나가며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한다.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그는 민주적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질 때 건강한 국가를 이룰 수 있음을 설명했다. 동시에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은 개개인의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됨을 덧붙였다.
장 교수는 바로 아이가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우라고 강조했다. 토론의 힘은 결국 통찰력이고 그 통찰력은 사색에서 오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실로 뜨개질한 껄끄러운 양말을 선물했다. 그리곤 말했다. ‘네가 어려울 때 이 양말을 신고 서봐라. 네가 어디에 섰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껄끄러운 양말을 딛고 서서 생각하라.’”결국 불편한 상황 속에서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아버지의 교육법도 회상했다.
“제 아버지, 창랑 선생님은 저희 형제자매들에게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든지, 지금 서 있는 곳의 위치가 어디인지, 이곳에 내가 왜 왔는지, 생각하는 사람은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다.’ 이 말을 가슴에 새겨놓고 힘들 때마다 ‘너의 사명감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한다. 본질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다.”
그는 생각을 못하는 국민은 또 밀려나가게 돼 있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중국과 소련이 대한민국을 넘보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생각하지 않으면 또 착취당하고 밀려나간다. 10대든 80대든 ‘나의 길을 간다는 것’에 대해 죽을 때까지 고민 해야 한다. 개인의 결정력이 없으면 국가의 운명도 어두울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