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등 매각 주관사 "금주 내 매듭"
자회사인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 문제로 차질을 빚어온 대한통운 매각 일정이 이번주 정상화될 전망이다. 실타래처럼 엉켰던 금호터미널 처리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 이사진과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 관계자 등은 이번주 내로 회의를 갖고 대한통운 매각의 최대 걸림돌이 돼 왔던 금호터미널 처리 문제를 매즙짓기로 했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매각일정을 고려, 결론을 내는 것을 다음주로 넘기지 않을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회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 등 매각주간사는 당초 이달 13일까지 최종입찰을 받고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27일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었다. 다음달 30일까지는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포스코, CJ, 롯데 등 예비입찰 참여 기업 뿐만 아니라 대한통운 지분을 보유한 금호아시아나와 대우건설도 금호터미널 문제를 놓고 이견을 나타내면서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포스코와 CJ는 금호터미널을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롯데는 금호터미널이 대한통운과 함께 일괄매각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포스코와 CJ는 국내 최대 물류회사인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물류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이외 사업을 분리함으로써 인수비용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에 유통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춘 롯데는 물류뿐만 아니라 금호터미널 내 복합문화공간인 유스퀘어까지 확보할 수 있다.
대한통운 매각대상 지분 37.6% 가운데 각각 18.98%와 18.62%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도 매각 방식에 시각을 달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통운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 아시아나공항개발, 아스공항 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분리 매각을 원했던 것이다.
한편 M&A업계 안팎에선 금호터미널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이미 가닥이 잡혔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금호터미널을 포함해 일괄매각하라고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없는데다 롯데의 주장이 힘겨루기 과정에서 밀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한통운 매각 금액도 주당 최소 2만원에서 최대 5만원 이상 낮은 13만~16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전체 거래 금액상으로도 약 3000억~500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터미널 분리매각으로 가닥이 잡히면 대한통운과 금호터미널 ‘두 마리 토끼’를 노렸던 롯데가 입찰을 포기, 인수전이 CJ와 포스코의 ‘2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