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이대 등 등록금 인상 반발 집회…서울대는 한때 총장 감금도
새학기가 시작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 등 문제로 학내 분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대학들은 총학생회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검 농성하는가 하면 수십년 만에 학생 총회를 개최하는 등 학내 갈등이 노골화 돼 가고 있다.
4일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고려대 학생들은 본관 총장실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유지영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학교측이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학생들도 지난달 31일 2000명이 참여한 총회에서 등록금 동결 등을 요구하며 4일부터 1주일간 기독교 학교의 예배 수업인 채플을 거부하기로 했다. 인하대는 지난달 30일 학생 3000명이 총회를 열고 등록금 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서강대 일부 학생들은 학교가 등록금 2.9% 인상을 밝힌데 대해 반대하면서 삭발과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학생총회를 개최하고 학교가 제시한 등록금 인상안에 대한 부결을 의결했다.
덕성여대도 지난달 24일 학교의 3% 등록금 인상과 재단 인사에 반대하는 총회를 개최하고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삭발하는 등 농성을 벌이고 있다.
등록금 인상 갈등 이외의 학내 분규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지난달 31일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설립준비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법인화에 반대하는 측이 기자간담회를 막으면서 총장을 감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간담회를 막은 교직원들은 설립준비위 위원 추천권을 요구하면서 준비위가 교직원은 배제한 채 일부 교수의 이해만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교측은 준비위가 장기발전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으며 직원이나 학생 등 학교 구성원 이익을 대변하는 곳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학내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학생에 대한 징계를 놓고도 갈등을 겪고 있다.
중앙대는 24일 학문단위 구조조정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여 퇴학과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전 총학생회 간부 등 3명에게 무기정학과 유기정학 처분을 다시 내렸다.
재차 징계를 받은 3명은 이날 대학본부의 징계 결정은 1월 서울중앙지법의 무효 확인 청구소송의 원고승소 판결의 취지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사과와 징계취소를 촉구했다.
중앙대는 학생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판결이‘징계사유는 존재한다’는 것과 ‘징계양정이 내용으로 징계를 하향 조정한 것은 법원의 판결 취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주요 대학의 학내 분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연합 집회까지 계획하고 있어 연대에 나설 경우 분규가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지영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학교가 막대한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데 대해 학우들의 분노가 높다"면서 "다른 학교와 연계해 전체 학생들의 힘을 합쳐 등록금 문제에 대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대학 등록금 산정 근거를 매년 2월과 7월 공시하도록 하는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통과시켜 학기 시작 전 미리 알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