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여파 도시바 낸드플래시 공급 차질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애플에 대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애플의 주요 낸드플래시 공급처인 도시바는 가동이 중단된 요카이츠(도시바·샌디스크 합작 생산법인) 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90% 이상을 생산한다.
도시바의 제품 공급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애플은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서 아이패드2 출시를 계획대로 진행한다.
◇아이패드2과 아이폰5 정상 출시 위해 타 거래선 물품 늘려야
1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5일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2의 일본 판매를 무기한 연기했다. 하지만 프랑스 등 24개국에서는 정상적으로 출시한다.
애플 관계자는 “애도 기간에 제품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다는 본사 방침에 따라 일본 판매를 연기했다”며 “다른 국가에서는 계획대로 아이패드2를 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상적인 제품 출시, 판매를 위해 다른 메모리 공급업체에 발주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 애플은 6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5의 제품 생산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도시바를 제외한 낸드플래시 업체들에 발주를 해야 한다. 애플이 아이폰5의 출시 일정을 맞추려면 2분기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진성혜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타 낸드플래시 업체로 제품 주문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은 아이패드2에 삼성전자와 일본 도시바 등의 메모리(낸드플래시)를 사용한다. 또 하이닉스는 현재 애플 아이폰4에 32㎚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고 있고 아이패드2 제품 인증도 받았다.
◇삼성 1위 굳히기...지진 여파 장기화 되야 가격인상 효과 수혜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7.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도시바는 35.5%를 기록했으며 이어 마이크론(10.7%), 하이닉스(10.4%), 인텔(5.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기관인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도시바는 앞으로 2개월 간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할 상황이어서 낸드플래시 공급이 달릴 수 밖에 없어 다른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올들어 낸드플래시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양산 비중을 높여왔다. 올해 낸드플래시부분 성장률 목표는 80%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국내 15개 반도체 생산라인 중 화성 14라인에서 낸드플래시를 전용 생산했다. 화성 12라인과 기흥 9라인에선 D램과 낸드플래시를 혼용 생산했다. 해외에선 미국 텍사스 오스틴공장 1·2라인에서 전량 낸드플래시를 제조하고 있다.
하지만 화성 12라인은 앞으로 D램 생산 설비를 낸드플래시 설비로 교체해 오는 4월부터는 낸드플래시만 생산한다.
하이닉스도 올해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린다. 하이닉스는 낸드 플래시 수요 증가에 따라 현 8만장 수준인 청주 낸드팹(M11) 생산능력을 연내 10만장으로 늘린다. 공정 미세화도 추진해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는 낸드플래시 부분에서 100% 성장률을 목표치로 정했다.
남태현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 지진으로 일본 내 수요가 감소하지만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공급이 더욱 빠
르게 줄어들 것이다”며 “2분기 삼성전자·마이크론·하이닉스 등 업체들의 수익성 증가는 확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선임연구원은 “각 사별로 웨이퍼 공급이 줄어들어도 1분기 정도 풀가동해 공급할 물량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국면이 언제까지 이뤄질지 예측할 수 없으나 도시바 생산라인의 정상화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보여 최소 2분기까지는 도시바를 제외한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익성 증가는 회사별로 다르다. 통상 반도체 납품 가격은 고정거래가를 정하고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공급한다. 일본 지진으로 재협상이 진행되는 경우에 수익성 증가로 이어지지만 납품 계약 조건에 따라 수익성이 증가하는 시기는 달라진다.
한편 일본 동북부 대지진의 여파로 스마트폰·태블릿 PC 등의 핵심 재료인 BT수지를 생산하는 미쓰비씨 가스 케미컬(MGC)를 비롯해 일본 내 주요 부품업체들의 생산 시설이 마비되면서 아이폰5 출시일정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