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야권, 개헌위원회 설립 합의...권력이양에 힘 실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퇴 거부로 반정부 시위가 교착 국면에 빠진 상태에서 술레이만 부통령은 개헌위원회 설립 등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도 술레이만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6일(현지시간)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야권 단체 대표들과의 협상에서 사법부 인사들과 정치인 등이 참여하는 개헌위원회를 구성해 다음달 첫째 주까지 개헌안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정부와 야당은 새 헌법에서 대통령 연임을 제한하고 야당 후보들의 대선 출마를 가로막았던 기존의 조항들을 비롯해 발효된지 30년 된 비상계엄법 등을 폐지키로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술레이만 부통령의 점진적 권력이양에 힘을 실어줬다.
클린턴 장관은 “이집트 민주화 과정에서 술레이만 부통령이 주도하는 개혁 이행과정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급진세력의 권력부상을 경계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 정부가 이집트 사태 발생 이후 개혁의 주체로 특정 인물을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이집트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차기 지도자를 결정하는 ‘킹메이커(King maker)’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일주일 만에 업무를 재개한 이집트 시중 은행은 현금 인출 사태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360억달러(약 40조2120억원) 규모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금이 대량 유출되면 통화가치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이집트 파운드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지난 2005년 1월 이래 최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