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에 발표된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놓고 세계가 떠들썩하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내년 상반기까지 6000억 달러를 공급해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그동안 1조7000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좀처럼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2차 양적완화’라는 극약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미 정부의 의도대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 소비가 늘어나고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까.
이 책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이 책의 저자인 위더머 형제는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이미 2년 전에 족집게처럼 예측해 세상을 놀라게 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저 서막에 불과했으며 이제 누구도 상상치 못한 두 번째 금융재앙, ‘애프터쇼크’가 다가올 것이라 경고한다.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하강주기의 일부도, 전형적인 경기침체도 아니라는것. 서로 얽혀 있는 수많은 버블은 추락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붕괴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멀티 버블 붕괴는 이전에 우리가 겪었던 경기침체와는 차원이 다르며 건전한 경제와 달리 추락하는 멀티 버블경제에서는 경기 회복을 위한 평범한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위더머 형제는 이러한 상황을 ‘버블퀘이크’라 규정한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멀티 버블경제는 크게 흔들리며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미국의 부동산, 신용, 주식시장은 물론, 세계경제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 뒤를 잇는 것이 바로 ‘애프터쇼크’다. 특히 저자는 버블퀘이크 단계에서 주택, 신용, 소비자 지출, 주식 버블이 세계경제를 상당히 악화시켰다면, 그 뒤를 잇는 ‘애프터쇼크’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 경고한다.
저자들은 비록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예측을 내놓았지만, 희망을 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최악의 상황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직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그들은 ‘재앙’이라는 파고에서 어떻게 해야 자신의 자산을 지키고,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이 책은 근사하고 거창한 예측을 늘어놓는 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언을 담은 투자지침서에 가깝다. 저자는 위장된 돈 잔치와 부실 자산으로 부풀어 오른 버블을 냉철하게 직시한다면, 적어도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해갈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이 책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위기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로서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