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 vs. 더블딥 먹구름
(편집자주: 혼란의 시기다. 2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면서 주요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더블딥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업실적에 환호하면서도 경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에 주목하고 있다. 4회에 걸쳐 어닝시즌과 경제현황을 점검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주식회사 미국' 어닝서프라이즈 행진
② 유로존 잇따른 국채발행 성공..위기 꺼지나
③ 美 "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
④ 글로벌 펀드매니저, 더블딥 우려 여전
고용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미국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회복이 요원한만큼 일자리 창출이 급선무라는 평가다.
미 노동부의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주간 신규실업수당신청건수는 전주 대비 2만1000건 줄어든 45만4000건을 기록,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을 주도하는 기업은 입장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현재 인력을 유지하거나 감원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철도운영업체 CSX는 올 해 2분기 지난해보다 겨우 174명 늘린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불과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는 대대적인 감원에 나서 4000명의 종업원이 일자를 잃었다. 알코아의 임직원은 2분기 5만9000명으로 감소했다.
기업들은 일자리를 창출에 점차 신중해지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소재 기업 예산 전문업체 어댑티브 플래닝의 윌리엄 소워드 최고경영자는(CEO)는 “불확신과 비관이 기업 투자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댑티브 플래닝과 비즈니스퍼포먼스이노베이션이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분기 조사에 따르면 많은 보수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하반기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6개월 동안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22%가 일자리를 확대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절반은 고용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고 30%의 기업은 일자리를 줄일 계획을 밝혔다.
소워드 CEO는 "(기업의) 신뢰도 형성되지 않고 있다"면서 "여전히 (고용에 대해) 신중하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시작된 금융시장의 혼란과 침체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평가다.
뉴욕 소재 아티오 글로벌 인베스터의 샘 데디오 미국주식 부문 책임자는 “일자리 회복의 고통은 신용위기 여파를 강화하고 있다”며 “회복속도는 이전보다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9.5%. 그러나 실질 고용을 감안하면 그 수치는 16.5%까지 치솟는다.
기업들이 고용확대 드라이브를 걸지 않는 이상 미국경제는 더블딥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기업의 고용 확대 여부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국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리오 에피니 JP모건애셋매니지먼트 글로벌 시장 투자전략가는 “미국경제의 회복이 탄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도 "(경제회복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증거가 보이지만 더블딥의 증거로 보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경기가 반등했음에도 완만한 회복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