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커피빈 말뿐인 환경사랑

입력 2010-07-09 13:24수정 2010-07-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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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제품 무조건 일회용컵에

일회용품을 줄여 환경을 지키겠다고 강조하는 커피업계가 정작 실천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벅스는 지난 6월 4일 환경의 날을 맞아 머그 사용 캠페인을 전개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아이스 제품은 유리컵 대신 일회용컵만 사용하고 있었다. 매장에 유리컵을 아예 비치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환경사랑은 말뿐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샘이다.

8일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30분동안 매장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은 130여명. 그 중 2잔만 머그컵을사용했고 나머지는 일회용 잔이었다.

광화문점의 경우 매출이 600만원 정도로 평일 하루 670여잔의 커피가 팔린다. 매출의 절반이 커피나 샌드위치고 하루에 4500원짜리 커피만 팔았다고 가정했을 때 나온 수치다.

스타벅스 매장은 전국에 329개. 하루에 스타벅스에서만 커피가 20만잔 이상 팔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요즘같이 아이스 제품이 매출의 80% 넘게 차지하면 스타벅스 한 회사에서만 하루에 16만잔 이상의 일회용컵이 나온다.

회사측은 앞선 캠페인 당시 매장당 500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일회용 컵 사용 분을 상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작년까지 아이스 제품용 유리컵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유리컵의 특성상 사용과 세척을 자주하면 컵이 뿌옇게 변해 손님들의 불만이 컸고 수많은 잔을 일일이 닦아야 하는 것도 귀찮아 유리컵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회사측은 유리잔을 사용할 것인지 고객에게 꼭 물어보고 일회용잔을 제공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대부분의 매장 이 이를 어기고 일회용 잔만 제공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해 머그컵에 아이스커피를 마시려고 했던 손님들도 무심코 일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측도 매장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본지 조사결과 강남점, 여의도점, 광화문점, 명동점 등 규모가 큰 스타벅스 모두 아이스 제품을 유리컵에 이용할지 묻는 매장은 없었다. 이태원입구점만 유리컵을 이용할 것인지 묻고 일회용컵을 제공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가장 붐비는 시간에는 고객의 계산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부득이하게 머그컵 사용 여부를 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매일 머그컵 사용량을 공유해 가장 많이 사용한 지점엔 포상을 하는 등 머그컵 사용을 늘리기 위해 전사적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이 업계 2위인 커피빈도 마찬가지다. 커피빈은 작년 6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환경부와 '1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고 커피빈은 다회용컵을 가져오는 고객에게 300원 가격할인을 시행한 적이 있다.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커피빈은 아이스 제품은 모두 플라스틱 일회용컵에 제공하고 있다. 손님들이 먼저 머그잔에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아니면 아이스 제품 은 무조건 일회용컵에 판매한다.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 일년만에 흐지부지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커피전문점의 1회용컵 사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여론을 피하기 위해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지만 이벤트성에 구호일뿐 실제로 친환경 기업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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