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동자 대반격...저임금 봄날은 갔다
[진단] 中 노무환경 대변혁...저임금 봄날은 갔다
(편집자주: 중국의 노무환경이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대만 팍스콘 중국공장에서 연쇄자살사고가 발생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저임금체제가 대대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4회에 걸쳐 중국 노무환경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분석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자살공장’ 된 팍스콘 선전공장
② 中 혼다 파업..저임금구조 변화 시발점되나
③ 韓 기업도 中 노무환경 변화에 비상
④ 中 정부 ‘저임금 정책’ 탈피한다
일본 혼다차의 중국 현지부품공장 파업으로 중국내 노사관계가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2주간 지속된 이번 혼다차의 파업에는 1900여명의 노동자가 참가해 중국내 최대 파업으로 기록됐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의 생산이 파업으로 완전히 중단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혼다차 파업으로 중국내 노사관계 및 노동정책에 변화가 올 조짐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 동안 중국정부는 파업이 발생하면 경찰을 투입하거나 노사 양측을 압박해 파업을 1~2일안에 끝내도록 강요해왔으나 이번 혼다차 파업에는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지언론들이 혼다차 파업에 대해 상세히 보도한 것도 이례적이다.
혼다차 현지부품공장 근로자들은 월 평균 1000~1500위안인 임금을 2000~2500위안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었다.
반면 사측은 정규직은 355위안씩, 비정규직은 477위안씩 각각 인상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노사협상이 난항에 부딪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혼다차가 노사협상에서 임금을 24%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근로자들의 조직화된 노동운동과 저임금구조의 변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임금인상 이외에 일본 주재원과의 차별 및 엄격한 임금관리 체계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현지언론들은 혼다차의 광둥성 푸샨시의 변속기 제조공장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여성근로자의 임금이 월 평균 1000위안인 반면 일본인 주재원은 5만위안에 달해 임금격차가 50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혼다차 공장 근로자들은 매년 근무평가를 받고 그에 따라 임금이 정해지는 데 최고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대략 15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샨공장의 한 근로자는 “임금 갈등이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면서 “각종 수당을 포함한 나의 월급은 평균 1300위안이며 2년이 넘도록 임금인상폭이 100위안에 못 미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최고 인상폭인 월 300위안의 임금인상을 얻기 위해서는 평가등급 ‘A’를 2년 연속 받아야 한다”며 “근로자 중 A평점을 받는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노동조합격인 ‘공회’의 역할도 이번 파업을 계기로 변화할 전망이다. 공회는 그 동안 중국공산당의 통제하에 노동자 관리 문제에만 치중했으나 혼다차의 파업을 계기로 노동자의 권익향상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중국정부도 최근에 터진 ‘무차별 학교 칼부림 사건’이나 ‘팍스콘 공장 연쇄자살’ 등 빈부격차가 사회갈등으로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자 빈부격차의 완화를 위해 ‘저임금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다음해부터 시작되는 1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에 임금인상정책을 포함시켰으며 올해 들어 상하이, 광둥성 등 중국 11개 성 및 대도시에서 최저임금 가이드라인을 10% 이상 인상했다.
관영통신인 차이나데일리는 28일자 사설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중국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현재의 저임금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