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특성 고려 없이 비슷비슷한 공약 빈축
6.2동시지방선거가 5일 남은 가운데 서울 25개 구청장 유력 후보들의 공약이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각 자치단체별 산적한 현안과 지역 실정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이슈 중인 공약을 그대로 차용해 내놔 ‘지방자치를 실현한다’는 선거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공약 부재가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이투데이가 25개 구 구청장 유력 후보들의 공약을 조사한 결과 ‘무상급식’과 ‘녹지 공원 조성’ 공약 등 비슷한 것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급식의 경우 무려 20개구 유력 후보 26명(한나라당 9명ㆍ민주당 16명ㆍ무소속 1명)이 공약을 내놓아 지역구에 특화된 공약이 부실함을 방증했다.
이는 전체 후보(90명)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로 가장 많은 겹치기 공약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구체적인 무상급식 재원 조달 방안 없이 피상적인 수준의 무상급식 실시 공약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녹지 공원 조성도 11개구 13명(한나라당 7명ㆍ민주당4명ㆍ무소속 3명)이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 외에 재래시장 활성화 8개구 10명(한나라당 4명ㆍ민주당 6명)과 사회적 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6개구 10명(한나라당 4명ㆍ민주당 6명)도 비슷한 공약으로 꼽혔다.
비슷한 공약을 넘어선 똑같은 공약도 있었다. 중구와 강남구 모 후보는 “일본 록본기, 미드타운처럼 우리 구를 쇼핑과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혀 구체적인 사례까지 일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구 모 후보 관계자는 “록본기, 미드타운이 도심재개발의 대표적인 곳이라 겹치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 자주 언급되는 예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강남구 모 후보 관계자는 “두 후보가 같은 지역을 벤치마킹 하겠다고 나섰지만 방향을 다를 것이다” 라고 밝혀 중구와 종로구의 공약 실현에 차이가 있을 것 임을 언급했다.
유권자 유 모씨(27)는 “이슈화 되고 있는 의제들에 대해 언급 하지 않으면 나만 뒤쳐지는 상황이 생길까 봐 시류에 편승하는 공약들을 내놓는다”라며 각 지역구의 특성에 어울리는 맞춤 공약의 필요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