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뉴욕증시가 밤사이 주택 관련 지표 부진과 기술관련 기업의 약세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며 하락 마감했지만 달러화가 저금리 지속 전망에 하락하는 등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면서 1150선 초반 보합권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가 상승하고 외국인들이 주식 순매수에 나서는 등 하락 분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달러화 약세라는 큰 흐름은 깨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돼 원ㆍ달러 환율 하락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로 원ㆍ달러 환율은 1196원을 기록했던 지난달 29일 이후 14거래일 가운데 4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으며 그 4일 동안에도 평균 상승폭은 1.4원에 그치는 등 달러화 약세 부담 속 환율 하락 추세는 지속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은 1150선 초반에 형성된 두터운 매물 벽을 뚫지 못한 채 당국의 강한 개입 경계심과 맞물려 좁은 레인지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 초반 연저점 경신이 이뤄졌고 높아진 레벨 부담에도 원ㆍ달러 환율 하단은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나 당국의 1150선 사수 의지가 이외로 완고한데다 시장도 더 이상이 낙폭 확대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그동안 꾸준하게 하락 흐름을 지속하면서 주변 여건 또한 달러 약세, 원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으나 낙폭이 둔화되는 과정에서 시장 여건이 갈수록 당국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 약세 흐름에 기댄 환율 하락 압력이 여전한 가운데 1150선 레벨 사수를 위한 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이 점차 힘을 잃는 과정에서 금주 들어 새롭게 매수 수요가 등장함에 따라 당국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9월말과 10월초 원ㆍ달러 환율 급락시 역외의 공격적인 매도가 시장 흐름을 주도했던 모습과 달리 최근에는 역외 매도세는 완화된 반면 역내 참가자들의 달러 실수급 물량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전의 교환사채(EB) 상환 자금 목적의 달러 매수 수요 및 국민연금 HSBC본사 매입 관련 환전 수요 등이 수입업체 결제와 더불어 1150선 하향 이탈을 목전에 두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의 발목을 사흘째 잡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18일 일중 변동폭 3원의 좁은 횡보 장세를 연출하며 3거래일째 약보합 마감한 게 단적인 예다.
글로벌 달러화 역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저금리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역외 NDF 환율이 약보합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개장 전 약보합 개장을 예고하는 상황이다.
이날 뉴욕 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1153.50원에 최종 호가되며 약보합 마감,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90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날 NDF 종가는 전일 서울환시 종가 1153.00원보다 0.40원 하락에 그쳤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 지속 영향에 주목한 역외 매도, 수출업체 네고가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1150선 초반 달러 매수 수요가 상당한 만큼 전일과 비슷한 흐름이 연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수급 여건만 놓고보면 한전 자금상환용 달러 매수 수요를 포함한 역내 참가자들이 당국의 매수 개입 부담을 덜어주는 시장 여건으로 흐르고 있다"며 "역외 참가자들도 이에 주목, 당분간은 별도의 포지션 설정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좁은 레인지 속 치열한 수급 장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