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행 월급통장이 증권사 CMA 추월 전망

입력 2009-11-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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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잔고 감소세 확연...점포 열세ㆍ신규고객 확보도 '글쎄'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올해 증권사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였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내년에도 은행 월급통장을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힘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CMA 통장이 증권사의 성장 발판으로 도약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판단이 우세하기 때문이고 은행 고금리 월급통장과의 경쟁도 치열해 신규 고객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CMA 통장은 은행의 고금리 월급통장과의 전쟁에서 점차 열세를 보이는 모습이라며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은행은 CMA통장 금리와 맞먹는 고금리 월급통장을 속속 선보이며 금융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CMA 통장을 효율적으로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은행들은 현재 '아이플랜 급여통장(기업은행)', '빅팟 통장(하나은행)', '우리 AMA통장(우리은행)'등의 통장을 내세워 5% 수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현 5% 금리에 주목했다. 이들 은행권 월급통장은 증권사 CMA 통장이 내세우는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고객 입장에서 고금리를 찾아 증권사 CMA통장으로 자금을 옮겨 갈 유인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MA 계좌는 올들어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하는 모습이나 잔액은 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CMA 잔고는 지난 7월 40조원을 기록한 후 9월에는 38조원까지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CMA 통장이 은행 월급통장을 따라잡을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다름아닌 은행의 광범위한 지점 네트워크망이다.

지급결제 서비스를 통한 지로 및 공과금 납부를 위해서는 접근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금융서비스 및 혜택이 비슷하다면 고객은 가까운 곳을 선호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 상반기 기준 금융기관 점포 현황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1096개로 가장 많은 지점 수를 보유한 가운데 우리은행 910개, 신한은행 826개, 하나은행 606개 등의 순으로 나타나, 점포 기준 상위 금융기관에 이른바 '빅4' 은행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하나은행 지점수는 608개로 국내 대형 5개 증권사 지점수의 총 합개인 599개보다도 많은 수준이었고 증권사 지점 1위인 동양종금증권 지점 161개에 무려 3.7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우리 금융시장이 예전과 달리 온라인 서비스가 크게 증가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지만 모든 지점업무를 온라인만으로 대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금융연구원내 한 수석 연구위원은 "일본의 온라인 뱅킹(eBank, Japan Net 등)이 저비용 고효율성을 내세웠지만, 지점이 없어 소매금융사업이 크게 위축된 게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CMA 통장은 여전히 고객 투자자금이 잠시 머무르는 대기성 잔고 역할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CMA통장의 주요 고객은 30~40대 젊은 소액투자자로 주식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고금리를 향유하기 위한 통장을 사용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CMA통장을 주 월급통장 및 신용카드와 연계해서 사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참고로 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국내 경제활동인구는 한 사람 당 신용카드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CMA 잔액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은행 지점 네트워크를 증권사가 따라잡기 힘들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CMA 통장 성장세는 2010년에도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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