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과도한 금리 개입 조심해야"
"기준금리 인하 반영해야 할 시기는 맞아"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2일 "이제는 기준금리 인하분을 대출금리에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사실상 은행권에 적극적인 가산금리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이 시작됐고,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 은행들이 반영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은행권의 금리 인하 수준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도, 정치권도 강하게 개입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야 한다"면서도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됐음에도 지난해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준금리가 내려오면 대출 금리에 반영이 돼야 하지만 시차가 존재한다"며 "기존 대출의 경우 3~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을 것이고 신규 대출의 경우 작년 말에는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은행들이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5대 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 지난해 7~8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려 가계대출 수요를 조절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대응한 결과다. 5대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지난해 11월 기준 0.98~1.27%포인트(p)로 같은 해 7월 기준 0.15~0.85%p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올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해 예금금리는 내려갔지만,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낮추지 않아 예대금리차가 더 커졌다.
새해 대출 총량 한도가 새롭게 부여된 만큼 올해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분을 가산금리에 반영해야 할 시기라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내리는 조치를 하고 있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방향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점검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은행권은 이달 들어 가산금리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14일부터 가산금리를 최대 0.3%p 내렸다. SC제일은행과 IBK기업은행도 가산금리를 한 차례 인하했다. 금리를 낮춘 은행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는 만큼 다른 은행들도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금융당국이 월별 등 더욱 촘촘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가산금리 인하를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