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법, 野주도 국회 본회의 통과…與안 대폭 반영

입력 2025-01-17 23:45수정 2025-01-18 00:2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7시간 협상 끝에 결렬…與 막판 입장 바꿔
외환·내란선전선동 삭제 등 與 요구 수용돼
수사대상 11개→6개…규모·수사기간도 축소

▲17일 밤 속개된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내란ㆍ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상정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에 대한 수사를 다루는 내란 특검이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가 특검 합의안을 내기 위해 협의에 나섰으나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불발됐고, 야권이 국민의힘의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을 올려 통과시켰다.

국회는 17일 오후 11시 10분 국회 본청에서 본회의를 속개해 윤석열 정부의 내란, 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을 야권 주도로 가결했다. 총 투표수 274표 중 찬성 188표, 반대 86표가 나왔다.

통과된 법안은 야당이 여당의 특검안 내용을 대폭 반영한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이 주장한대로 수사 대상에서 외환죄와 내란 선전선동을 제외하는 등 수사대상을 기존 11개에서 6개로 축소시켰다. 국민의힘 안 5개를 반영한 결과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비상계엄 선포를 통해 국회, 중앙선관위 등 국가기관을 마비시키려고 한 혐의, 정치인, 공무원 등을 체포, 구금하려고 한 혐의, 위용력을 행사해 인적, 물적 피해 등을 야기한 혐 의와 비상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혐의 등도 그대로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인력과 수사 기간도 대폭 축소했다. 수사기간은 기존 130일에서 100일로 줄였고, 인원규모도 기존 파견검사 30인·파견공무원 60인·특별수사관 60인에서 파견검사 25인·파견공무원 50인·특별수사관 50인으로 감축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된 혐의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인지수사 조항과 언론에 수사 내용을 밝힐 수 있는 브리핑 조항은 그대로 포함됐다.

▲우원식 국회의장 및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및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이 수정안에 여당안을 전격 포함시킨 건 여당의 추가 이탈표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여야합의”를 강조하며 거부권 행사를 암시했던 점을 동시에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야당은 여당의 안을 거의 대부분 포함시킨 만큼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표결 전 기자들과 만나 “특검을 마냥 미룰 수 없다는 중대한 결단에서 협상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주장한 것을 수용했다”며 “국민의힘은 이 수정안 거부할 명분인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곧바로 수용하고 공포하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오후 특검법에 대해 7시간에 걸친 4번의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으나 여당이 막판에 입장을 바꾸면서 결국 합의가 불발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 논의가 결렬됐다. 우리로서는 주고 받는 식의 법안이 아니라 최대한 이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는 법안, 필요한 내용만 딱 들어간 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죄나 외환유치 선전선동, 표결 방해 부분은 위헌이거나 이미 다른 수사기관에서 수사해서 종결 상태인 것을 빼달라고 했는데 민주당이 그걸 안 빼고 '주고받자, 우리가 빼면 너희도 양보하라'는 식"이라고 전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낸 안에 대해서 대법원장 추천 인원을 3명에서 2명으로 수정하는 것 말고는 어떤 것도 양보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며 “"저희는 수사 대상·범위 등 국민의힘이 요구한 사항들에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하는 상황이지만 (국민의힘은) 어떤 것도 합의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답답해했다.

내란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공은 최상목 권한대행으로 넘어갔다. 야당이 단독으로 낸 수정안이 통과되긴 했으나 여당의 요구안을 대폭 반영한 만큼 최 대행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쓸 명분이 약화된 상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