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항명·상관명예훼손 혐의’ 박정훈 대령, 1심서 무죄

입력 2025-01-0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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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법원 “이첩 보류 명령 권한 없어…정당한 명령 아냐”
군검찰, 2023년 10월 기소…1년 3개월간 총 10차례 공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중앙지역군사법원은 9일 열린 박 대령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2023년 10월 군검찰이 박 대령을 기소한 지 약 1년 3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해병대 사령관에게 이첩 보류를 명령할 권한이 없고, 명령 또한 정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상관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처럼 피고인의 발언이 거짓임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 대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의 민간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상관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부당한 지시를 한 것처럼 왜곡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군사법원은 2023년 12월 7일 첫 공판 이후 결심공판까지 총 10차례 공판을 열었다. 이 전 장관과 김 전 사령관, 대통령실 관계자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군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대령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군검찰은 박 대령이 범행을 계속 부인해 오고 있다는 점과 군 기강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는 점 등을 구형 이유로 들었다.

박 대령은 무죄 선고 후 지지자들과 만나 “감사하다. 오늘의 정의로운 재판은 오로지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는 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기도 하고 험하기도 할 것”이라며 “저는 결코 흔들리거나 좌절하거나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오늘 지혜롭고 용기 있는 판단을 내려준 군판사들에게 경의를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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