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 적용한 새 ‘양자 가상자산’ 나올 수도
비트코인도 새 암호 시스템 채택으로 안전성 확보 가능
이를 반영하듯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가상자산 친화 공약을 내놓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2월 초 10만 달러(약 1억4697만 원)를 돌파하며 11만 달러까지 노렸지만, 구글의 양자컴퓨터 칩 ‘윌로우’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금리 전망 등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았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는 2022년 양자컴퓨터로 비트코인을 해킹할 수 있게 된다면 가상자산 시장에서 약 3조 달러가 넘는 손실이 발생해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경계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암호 해독이 현실화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구글 대변인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과 양자컴퓨터가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 측은 “가상자산에 쓰이는 암호화폐 시스템(RSA)을 깨려면 적어도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며, 그렇게 하려면 약 400만 개의 물리적 큐비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팅이 양자 상태에서 0과 1이 중첩되거나 얽히며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단위를 말한다. 구글이 12월 9일 공개한 윌로우 칩은 105개의 큐비트로 구성됐다.
단순한 공존을 넘어 양자컴퓨터 개발이 가상자산 업계의 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학의 타키 라자 컴퓨터공학 조교수는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화 시스템을 깨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양자 안전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새로운 가상자산이 개발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양자 가상자산은 양자컴퓨터의 계산 능력에 저항하는 암호화 알고리즘인 ‘양자내성암호(PQC)’를 통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비트코인이 양자컴퓨터에서는 쉽게 해독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암호화를 채택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다만 분산형이라는 비트코인 특성상 이러한 기술을 접목하려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전 세계 이용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컨센서스가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