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합병 본격화…韓 완성차 업계 셈법은?

입력 2024-12-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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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상장 지주사 설립해 자회사 편입
혼다·닛산 판매량 현대차 제치고 글로벌 3위

▲혼다와 닛산자동차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닛산이 2026년 합병을 목표로 본격적인 협의에 착수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혼다·닛산이 합병하게 되면 한국의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단숨에 글로벌 완성차 3위 그룹으로 올라서게 된다.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중국의 전기차 공습 등으로 인해 시작된 완성차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국내 완성차 기업에도 큰 경쟁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24일 일본 혼다와 닛산, 외신 등을 종합하면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과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 가토 다카오 미쓰비시자동차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양사의 경영 통합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혼다와 닛산은 2026년 8월 상장 지주사를 새로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회사가 신설 지주사 산하로 들어가 자회사가 되고, 브랜드는 각각 존속하는 방식이다. 지주사 수장은 혼다 측에서 임명하기로 했으며, 닛산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의 합류 여부는 내년 1월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양사의 합병은 중국의 전기차 공세,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 급감 등의 위기의식에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세계 첫 양산 전기차 리프를 출시한 닛산은 유럽시장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혼다는 미국 시장에서 닛산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자동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주요 시장 판매량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사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등도 공동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베 사장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하드웨어보단 지능화와 전동화가 중요하다”며 “양사가 통합하면 모든 영역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시너지는 생각 이상으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합종연횡’…현대차에 미칠 영향력 주목

▲일본 도쿄에서 우치다 마코토 닛산 자동차 최고경영자(CEO)와 미베 토시히로 혼다 자동차 CEO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혼다와 닛산, 닛산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까지 합병된다면 단숨에 판매량 800만대를 넘어서는 세계 3위 완성차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3사의 지난해 판매량 합계는 813만대로 1위 도요타자동차(1123만대)와 2위 폭스바겐(923만대)에 이어 3위다. 730만대를 판매한 현대차그룹은 4위가 된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양사의 합병으로 인해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라이벌을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승용차, 상용차 등을 공동 개발하는 포괄적 동맹을 확대하고, 내년에도 신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대응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사의 합병으로 시너지보다는 뭉칠수록 성과가 주는 ‘링겔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탈리아·미국 기업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프랑스 기업 PSA그룹이 합병한 ‘스텔란티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0년 7월 합병 탄생한 스텔란티스는 합병 전 글로벌 판매 800만 대에 달했지만, 합병 이후 2023년 글로벌 판매량은 610만 대로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혼다, 닛산, 미쓰비시의 연합은 스텔란티스와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일본과 유럽 업체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반사이익과 신차 사이클 재진입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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