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헬기 조종으로 난청 생긴 퇴역 군인…법원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입력 2024-1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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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임무 수행 중 노출된 항공기 소음에 난청 발병”
法 “헬기 조종, 국가 수호…국민 생명ㆍ재산 보호 위한 것”

▲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군 복무 중 장기간 헬기를 조종해 장애가 생긴 퇴역 군인을 국가 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윤성진 판사는 퇴역한 육군 출신 헬기 조종사 A 씨가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원고 A 씨는 2022년 1월 보훈심사위원회에서 재해부상군경 요건에 해당하는 심의결과에 따라 신체검사를 받고 재해부상군경으로 등록됐다. 이후 A 씨는 같은 해 12월 재해부상군경에서 공상군경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했다.

재해부상군경은 보훈보상자에 속하고, 공산군경은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 둘 간의 차이는 국가의 수호, 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 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부상 및 질병, 사망이 발생했는지다. 보훈보상자는 국가유공자 연금의 70%에 해당하는 연금을 받는다.

다만 피고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은 A 씨의 난청이 국가 수호나 직무수행, 교육훈련 등으로 발생한 것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훈심사회의 심사 의결에 따라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을 했다.

A 씨는 “(난청이) 비무장지대 비행금지선 이남 정찰 비행, 공중탐색 정찰, 해상 침투 방어훈련 등 임무 수행을 위한 헬기 조종 과정에서 노출된 항공기 소음으로 발병한 것”이라며 “국가 수호 등과 관련 있는 직무수행을 원인으로 해 생긴 것으로 공상군경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울북부보훈지청장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육군항공학교장이 발급한 A 씨의 비행 경력증명서에 따르면 A 씨의 총 비행시간은 5764시간, 착륙횟수 1만2460회인데 이 중 A 씨가 조종한 기종의 비행시간이 4319시간, 착륙횟수는 1만942회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가 조종한 기종이 전투용 헬기임은 피고도 다투지 않는바 A 씨가 해당 기종을 조종했다면 그 임무가 전투, 작전 수행 또는 이를 위한 교육훈련과 그에 필요한 정비 등이 아닌 경우를 상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A 씨의 난청은 헬기를 조종하던 중 노출된 소음을 지배적인 원인으로 해 발생한 소음성 난청이라고 보는 것이 옳고, 헬기를 조종하는 것은 국가 수호,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경우라 할 것이므로 공상군경 요건에 해당한다 봄이 상당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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