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의 가치를 임금으로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 돌봄은 필수적인 일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정되고 평가절하된다. 이 책의 저자는 돌봄이 '생산적 노동의 한 형태'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차별적 사랑으로 인식되는 돌봄의 경제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돌봄=사랑' 공식의 최대 수혜자가 자본주의임을 지적하며 '가족 이데올로기', '로맨스 이데올로기' 등의 개념을 제시한다.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한다'라는 투기의 사전적 정의는 부정적 느낌을 풍긴다. 정당한 노동이 아닌 방식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것처럼 보여서다. 이 책은 투기를 부정적 의미로만 생각한다면 현대 경제 역학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투기가 병리 현상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 창출을 합리화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논의를 통해 저자는 오늘날 경제를 움직이는 '투기성'을 기반으로 현대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청설'은 주인공들이 수어로 소통하고 사랑을 확인한다. 청각장애를 소재로 삼은 이 영화는 음성어가 아닌 수어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식을 제시한다. 각본집에는 주인공들이 수어로 주고받은 사랑의 마음이 담겼다. 손짓으로 오고 간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대화들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각본집인 셈이다. 아울러 조선호 감독과 홍경, 노윤서 등 주연 배우들이 영화를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보는지 등 특별 해설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