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조원대’ 보상패키지 또 좌초된 머스크, 스페이스X 지분 가치 높이나

입력 2024-12-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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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라웨어 법원, 1심 판결 유지 결정
주가 상승에 보상액 560억 달러→1015억 달러로 불어나
스페이스X 가치 3500억 달러 높이는 내부자 매각 논의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지급하려던 천문학적인 보상 패키지가 또 한 번 좌초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미국 법원이 다시 한번 막대한 규모의 보상안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델라웨어 법원의 캐서린 맥코믹 판사는 머스크 CEO에 대한 보상안이 부적절하다는 1심 판결을 유지한다고 판결했다. 맥코믹 판사는 “테슬라와 머스크의 변호인단이 이전 판결을 뒤집기 위해 ‘창의적’으로 주장을 펼쳤지만, 기존 판례나 법적 기준에 근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성과 보상 패키지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머스크에게 월급과 보너스를 주지 않는 대신 매출과 시가총액 등 단계별 성과 목표를 달성하면 총 12회에 걸쳐 3억300만 주의 스톡옵션(주식청구매수권)을 지급하는 보상안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당 보상안의 가치는 1월 첫 판결이 나올 때만 해도 560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그 사이 테슬라의 주가가 오르면서 1015억 달러(약 143조 원)로 불어났다.

2022년 머스크는 계약상의 경영 성과를 모두 달성해 스톡옵션을 전부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같은 해 10월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가 “보상 규모가 과도하다”면서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했다. 올해 1월 법원이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주자 상황은 급변하게 됐다.

테슬라는 6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2018년 보상안을 재상정했고 주주 70%가 동의해 재가결 됐다. 이를 토대로 회사는 법원에 1심 판결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맥코믹 판사는 테슬라가 1심 판결 이후 보상안 관련 주주 표결을 한 것에 대해서 “법원의 판결을 수정하기 위해 새로운 사실을 만드는 것을 허용하는 관행을 용인한다면 소송은 끝이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테슬라 측은 판결 이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법원의 결정은 잘못됐고, 우리는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와 별개로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해당 판결에 대해 “완전히 부패했다”고 반발했다.

WSJ은 테슬라 일부 주주들이 이번 판결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보상 패키지가 머스크에 지급돼야 다른 회사 운영 등으로 공사다망한 머스크가 테슬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1심 판결 이후 “보상안이 집행되지 않으면 자신은 테슬라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며 주주들을 압박했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를 약 3500억 달러로 평가받는 내부자 주식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기업가치는 올해 초 같은 방식의 주식 매각을 통해 평가받았던 2100억 달러는 물론 지난달 언론에서 거론된 2550억 달러에서 크게 뛴 것이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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