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디스플레이 강국 위상,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까

입력 2024-09-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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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산업부 이수진 기자

모빌리티 디스플레이와 혼합현실(XR), 게이밍 기기 등 디스플레이 응용처와 관련 산업의 확대는 끝이 없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13% 증가한 608억 달러(84조1836억 원)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 강국인 우리나라가 계속 그 위상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아직은 국내 기업들이 출하량과 시장 점유율 모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TV‧모니터 등 5대 품목 중 프리미엄 라인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도 한국이 약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른다. 국내 기업들이 이끌던 LCD 시장의 주도권은 이미 중국 기업으로 넘어갔고, OLED 분야에서도 언제 그 격차가 줄어들지 알 수 없다.

“(OLED 시장은) 아직 괜찮다. 매년 그렇게 중국 기업과 격차를 벌려가고 점유율을 지켜내고 있다. 그런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국내 기업들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과의 간극은 점점 좁혀지고, 대만과 일본이 그랬듯 우리나라도 언젠간 따라잡힐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의 BOE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애플이 곧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하는데, 기기에 들어갈 패널 가운데 BOE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아이폰 패널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여태까지 BOE는 20% 정도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리퍼(수리)폰이나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한 SE 시리즈 정도로 추정된다.

애플은 거래처를 확대하려 하지만, 이는 국내 기업들에 시장 점유율을 중국 기업과 나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현재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술 추격 과정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이기도 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디스플레이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쏟아붓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싸움은 쉽지 않다. 다른 업계와 형평성이나 국가의 재정운용 문제 때문에 공산국가처럼 조건 없는 지원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OLED 분야를 지켜내야 할 최후의 시장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경쟁력을 위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급한 것은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늘리는 것이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그 단기간 내에 투자해야 하는 한계가 있는데, 이 기간을 늘려야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받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세액공제율 상향과 이월세액공제 기한도 연장해야 한다.

대만과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정부가 영혼을 끌어모아 지원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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