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M&A 시장 전망 “삼성ㆍSKㆍLGㆍ롯데 등 구조조정ㆍ투자 확대할 것” [피벗과 M&A]②

입력 2024-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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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회계·법무법인 M&A 담당 전문가 전망
올해 상반기 M&A 딜 지난해 앞서…2022년 수준 근접
PE 드라이파우더 38조 ‘최대’ 쌓여…”투자 검토 늘어”
“SK 비롯, 롯데·CJ·삼성·LG 등 구조조정 및 투자 확대”
“M&A 활성화, 정책자금 지원 및 신고 등 절차 간소화 필요”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봄이 오고 있다. 사업재편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성격의 인수·합병(M&A)이 많아질 것이다.

국내 M&A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와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 이재현 회장의 CJ가 M&A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의 경우 최근 사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서 전계열사에 걸쳐 M&A가 활발할 것으로 봤고, 롯데, LG(화학부문), CJ 등도 구조조정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도 새로운 사업 영토 확장 차원에서 M&A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주목해야 할 섹터로 인공지능(AI) 트렌드에 수혜가 예상되는 ‘배터리·전기차·반도체’와 트럼프 관련주로 분류되는 ‘의료·제약’, 글로벌 K-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음식료와 뷰티 등을 꼽았다.

하반기 M&A 점진적 회복…‘PE 미소진 자금 최대’

15일 본지가 국내 주요 회계·법무법인(회계법인 삼일·삼정·한영·안진 및 법무법인 태평양·세종·광장·율촌·지평·화우)의 M&A 담당자들에게 M&A시장 전망을 물었다. 이들은 하반기 M&A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국내 M&A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사모펀드(PE)의 투자 확대 움직임이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경수 삼일회계법인 M&A센터장은 “최근 M&A 시장은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듯한 분위기로 하반기부터는 M&A 활동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드라이파우더(Dry Powder·미소진자금)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가장 큰 규모인 38조 원으로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대형 PE들도 투자대상 검토를 늘려가고 있다. 대기업들은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안중성 지평 변호사는 “금리 완화 분위기로 M&A 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딜 소싱 자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하반기에는 자금 조달을 통해 딜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호준 광장 변호사는 “금리 등 외부 상황으로 PE 바이아웃 딜이 주춤했었는데 펀딩이 되어 있는 PE들은 딜을 해야 할 필요가 점점 누적되어 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PE M&A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남상욱 한국 딜로이트 그룹 경영자문 부문 S&T(Strategy & Transactions) 본부장은 “올해는 작년 대비 딜 개수는 많으나 매도·매수인의 밸류에이션 갭 등으로 딜 성사 확률이 높지 않았다”며 “금리가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심리적으로 딜 가능성을 높일 뿐 아니라 딜 구조 짜기에 유리해진다. 다만, 여전히 예전보다 높은 금리이기에 매매대금 하향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유망 섹터 배·전·반 꼽아…사업재편 SK·롯데·CJ 등 주목

사업 재편과 신사업 창출을 위해 신규 딜에 나서려는 전략적투자자(SI)도 대폭 늘어날 거란 관측도 나왔다. 비주력 부문의 계열사를 정리하는 한편, 자금력이 갖춰진 대기업들의 경우 그동안 확보해온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산업에 대한 딜을 ‘사업재편의 기회’로 삼을 거란 분석이다.

이준기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SK 전계열사나 롯데, LG의 화학부문, CJ 등이 비주력사 매각 구조조정을 활발히 해오고 있고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LG·현대차 등은 오히려 테크 등 신분야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최근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 인수 등 그동안 잠들었던 삼성의 M&A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김광석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부대표는 “SK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비주력사업에 대한 매각작업이 하반기부터 진행되면서 인수 기업 및 PE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롯데그룹은 주력인 유통과 화학의 양 축에서 산업 패러다임의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그룹 포트폴리오 변화와 관련한 고민과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응문 율촌 변호사는 “카카오 그룹은 계열회사의 매각설이 꾸준히 있는 상황이고, 최근에 카카오VX도 야놀자를 상대로 매각 거래가 협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롯데와 CJ 그룹도 꾸준히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검토 및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만 화우 변호사(자문그룹 부그룹장)는 “SK·롯데·신세계·CJ그룹이 비주력 계열사나 영업·자산의 매각 등 구조조정을 위해 매각주체(Seller)로서, 삼성·LG·LS그룹은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해 원매자(Buyer)로서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봤다.

유망섹터로는 배터리·전기차·반도체와 더불어 K-열풍이 일고 있는 음식료와 의료 등을 꼽는 곳이 나왔다. 장재영·조중일 세종 변호사는 “화학 쪽은 구조개편이, 이차전지 쪽은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유망한 섹터”라며 “반도체 시장 활성화로 인해 관련 M&A 및 지분투자가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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