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교과서 ‘효과성’ 의문에…교육당국 “인공지능은 학습 파트너”

입력 2024-08-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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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교사 연수행사서 첫선 뵌 ‘AI 디지털교과서’
핵심기능 탑재 연수본만 공개, 최종본 11월 나와
정제영 “AI 디지털 교과서로 디지털 혁신 이룰 것”
이주호 “학부모, 교사 원하던 ‘교실혁명’ 과정”

▲교실혁명 선도 교사인 임선하 대구 덕화중 교사가 시연 부스에서 AI디지털교과서 기능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손현경 기자)

내년부터 본격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두고 AI 기반 학습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교육당국이 직접 설명에 나섰다. 교육부는 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교실혁명 컨퍼런스’ 행사를 열고 내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되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처음 공개했다. 충분한 설득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급하게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추진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직접 해명에 나섰다.

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수학, 영어, 정보 등의 과목에 우선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가 전면 도입된다. 디지털교과서는 개념에 대한 학습은 물론 학생의 정답률과 문제 푸는 속도 등을 종합해 학습 능력을 분석해준다. AI 튜터 기능을 통해 챗봇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들어볼 수도 있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학생 맞춤형 교육 등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당장 시범 도입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교과서의 최종본은 11월 말에나 공개되는 상황이다. 서책 교과서 검정 심사는 8개월 동안 이뤄지는 반면, AI 디지털교과서 최종본은 지금으로부터 3개월 만에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에 교육부는 전날부터 이틀 동안 관련행사를 열고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연수본)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교육부는 5월부터 선도교사 1만2397명을 뽑아 연수를 진행했고, 이들은 먼저 AI 디지털교과서 연수본을 활용하고 다른 교사들에게 알려주고 수업 사례를 공유한다.

교실혁명 선도 교사인 임선하 대구 덕화중 교사는 “프로토타입은 말 그대로 중요기능을 탑재한 초기 모델이다.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끊임없이 반영해 완성되고 있다”면서 “물론 사용자(교사)가 볼 때 ‘완성품이 아니다’라고 느낄 가능성이 높고 초기에는 혼란스러울 우려도 있다”고 했다.

송선진 교육부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은 “핵심 기능은 이미 프로토타입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3개월 후 나오는 최종본도 해당 기능은 같다”면서 “앞으로는 자신의 수업에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 지가 중요한 부분”이라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교실혁명 콘퍼런스' 8일 연계행사로 열린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포럼' (손현경 기자)

이날 한국교육학회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는 ‘AI 기반 맞춤교육의 효과성’을 주제로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포럼’도 마련해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학습 효과성을 입증하고 나섰다.

발제에 나선 조영환 서울대 교수는 “인공지능은 학습파트너”라며 “AI 디지털교과서 또한 내용 전달이 아니라 활동을 돕는 도구”라고 밝혔다.

학생마다 학습 속도가 다르고 그에 따라 제공되는 문제 수준이 다를 수 있지만 결국 특정 지식을 습득하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AI 디지털교과서가 획일적인 교육이 제공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해대 선을 그은 것이다.

김희정 고려대 교수도 “평균을 위한 교육이 아닌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개별화 맞춤 교육이 AI 기반 교육”이라며 “개별 성취수준 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가 문제 학생을 식별하기 쉽다”고 했다.

한정윤 서울시립대 교수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AI 활용 교육환경은 학습 설계자로서의 역할이 크며, 이는 디지털 기반 수업 혁신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사가 보다 구체적으로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의 학습상황도 진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은 선도교사와의 토크콘서트에서 “전 세계 학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는 학생들의 배우는 수준과 속도가 각기 다른데도 동일한 내용을 강의식으로 하는 수업한다는 것"이라며 ”교육당국이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이러한 교실 현장 문제를 풀고 디지털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AI 디지털 교과서는 학부모와 교사가 원하던 ‘교실혁명’의 과정”이라며 “수업을 개선하고 획기적으로 바꾸는 건 학부모와 교사들이 다 원하는 방향이었다. 큰 틀에서 AI 디지털교과서는 중요한 수단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3월 1학기에 충분히 준비를 마쳐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실혁명 콘퍼런스' 8일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는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 (손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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