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아파트 착공, 역대 2번째 최저…집값 급등 도화선 되나

입력 2024-07-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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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아파트 착공실적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두 번째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착공 감소는 향후 2~3년 뒤 공급 부족을 낳고,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이 결국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주택건설실적통계(착공)’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착공실적은 3만7793가구로 전년 같은 분기(4만6128가구)와 비교해 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아파트 착공실적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급감했다. 수도권의 1분기 아파트 착공실적은 2만1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분기(2만8211가구) 대비 25% 줄었다. 이는 2018년 이후 최저치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의 아파트 착공실적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경기의 1분기 아파트 착공실적은 지난해 같은 분기(2만126가구)와 비교해 57% 감소해 2011년(5976가구)과 2012년(5637가구)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낮은 1분기 아파트 착공실적을 기록했다.

지방(광역시 포함)의 경우 같은 기간 1만7917가구에서 6% 감소한 1만6793가구로, 역시 201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아파트 착공실적이 줄어든 데는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공사비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점진적으로 확산된 영향이 크다. 주택사업자들이 착공 시기를 저울질하면서 착공 실적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착공실적이 쪼그라들면서 공급 부족에 기인한 국지적인 집값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주택 매매가격 전망에서 집값이 전국적으로 1.8% 하락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1.8%, 0.9%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매매가는 올해 4월까지 전국이 0.5% 하락했지만 서울은 3월 말, 인천은 4월, 수도권 전체는 이번 달 초부터 상승 전환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실제 거래량은 이미 반등한 상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신고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총 4935건으로, 2021년 5월(5045건) 이후 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거래량 증가세는 당초 지난달로 예정됐던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매수 대기자들이 주택 구매를 서두른 것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서울 아파트 매물 수가 꾸준히 8만 건을 웃돌고 있단 점에서 착공 축소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도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량은 1달 전(8만2398건)과 비슷한 8만243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달 전인 4월 매물량(8만2435건)과 비교해도 -1.9% 감소한 수준에 그친다.

다만 절대적인 매물량 보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매물의 비중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집값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매물 수보다 중요한 것은 매물의 질"이라며 "주요 주거 선호 지역의 경우 이미 전고점을 넘은 매물이 대부분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값 상승세가 국지적에서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중인 만큼,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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