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죄 엄벌’ 요구 커지는데…‘징역 15년’ 세모녀 전세사기 주범 항소

입력 2024-06-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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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사기죄 법정 최고형 15년 선고…‘경합범 가중’ 규정 적용
대법원, 4월 사기죄 양형기준 수정안 심의…내년 3월 최종 의결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

서울 강서‧관악구 일대에서 전세보증금 80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세 모녀 전세사기’ 주범 김모 씨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씨의 변호인은 14일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사기죄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지 이틀 만이다.

사기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10년이다. 다만 한 사람이 2건 이상의 사기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경합범 가중’ 규정에 따라 최고형의 절반까지 형이 추가될 수 있다.

12일 선고 당시 재판부는 “수많은 피해자가 임대차 보증금을 제때 반환받지 못하는 등 피해 금액 규모가 상당함에도 피고인은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손해를 변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서 피해자들이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은 것은 위 손해가 공사에 전가된 것일 뿐 유리한 양형요소로서 참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상 사기죄 가중 처단형의 최고형이 징역 15년이기에 입법상 한계에 따라 그와 같이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두 딸에게는 각각 징역 2년이 선고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분양대행업체 대표와 팀장들은 징역 6~1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결심공판에서 김 씨에게 최고형인 징역 15년, 딸들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법원은 두 딸의 명의를 빌려 임차인 85명으로부터 보증금 183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김 씨에게 검찰 구형과 동일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 씨가 270명을 상대로 612억을 편취한 사실이 드러나자 검찰은 김 씨를 추가 기소했다. 이로써 밝혀진 피해자는 총 355명, 피해액 규모는 795억 원에 달했다.

피해자가 수백 명에 달해도 징역 15년이 최고형인 사기죄 양형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기죄 양형기준은 2011년 7월 신설된 후 한 번도 수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올해 4월 말 제131차 전체회의를 열고 사기죄 양형기준 수정안 등을 심의했다. 8월에는 사기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후 수정안 확정 절차 등을 거쳐 내년 3월 각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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