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관심 절실.. 관절염은 '사회적 질병' 인식 중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결과, 국내 인공관절 수술환자는 2003년 2만4451에서 2007년 4만9173건으로 101.1%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조사 결과 관절염 환자 대다수가 이러한 직접적인 통증증상 외에도 관절염 발생 뒤 신경질, 우울증세 등 2차적 심리적 변화가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나 60세 이상 노령층, 특히 심리변화에 민감한 여성이 대부분인 관절염 환자들에 대한 사회와 가족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노인들.. 관절염 발병 후 '신경질적 변화’ 가장 크다
관절전문 힘찬병원(이수찬 대표원장) 관절염연구소가 관절 질환으로 수술 받은 60세 이상 노인환자 499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환자의 56.7%(283명)가 관절염 발병 이후 통증, 거동제한 때문에 매사에 신경질적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13.4%(67명)는 사람 만나는 일에 매우 소극적이고 우울증 증세까지 나타나는 부정적 변화를 보였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염연구소에서 최근 2년간 CHA의과학대학교 정신과학교실(성형모 조교수) 의뢰를 통해 관절염 환자 320명의 심리상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환자 2명 중 1명은 이미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320명 중 47%(150명)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
짜증과 신경질을 동반한 경미한 수준의 우울증은 22.2%(71명), 중등도의 우울증은 17.8%(57명), 당장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심각한 우울증은 6.9%(22명)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관절염이 진행되면서 2차적인 신경질적 변화와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것은, 관절염 자체가 극심한 통증과 활동 제약, 수면부족 등 노년기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499명의 관절수술환자 중 신경 변화에 민감하고, 우울증에 취약한 여성 노인환자가 90.8%(453명)으로 남성 9.2%(46명)환자보다 압도적으로 많고, 환자의 56.3%(281명)이 가사나 직업이 없는 것도 심리적 변화를 더욱 자극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서 장기간 혼자서 통증과 고통을 감내한다는 점 역시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보인다. 이번 60세 이상 노인 관절수술환자 499명 대상 조사에서 가족들의 관절염 인지여부는 50.5%(252명)가 발병 후 1년 이상 지난 이후, 12.0%(60명)은 5년 이상 지난 후로 나타나 가족들의 조기 관심과 인지 여부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인 관절염 환자들이 본인의 질환을 혼자 앓는 고통으로 인지함으로써 외로움, 우울감을 더 느끼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조기치료와 생활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관절염 = 사회적 질환’ 인식 시급
건강한 노인이든 관절염 노인이든, 노년기 심리적 변화는 노인 자신의 삶의 질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이번 조사결과(499명 면담 조사 결과) 적절한 치료를 받은 노인 환자들의 수술 전 대인관계 자신감 지수가 평균 4.04 에서 치료 후 6.37로 58% 나 증가(좋아짐)되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만 보아도 쉽게 판단해볼 수 있다.
따라서 가족들의 관심 확대로 조기 인지와 조기 치료를 해야만 병의 악화를 막고 노년기 관절 환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이는 또한 민간요법이나 사술(詐術)에 쉽게 현혹당해 잘못된 치료를 하기 쉬운 노인 관절염 환자들에게 올바른 치료의 길을 열어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가족 관심 못지않게 사회적 관심 또한 절실하다. 고령화로 관절염 환자들이 급증하고 이들이 좋지 않은 심리적 변화에 노출되면서 가족 문제를 넘어설 개연성도 크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2006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매일 700만 명의 관절염 환자들이 일상생활의 불편함 호소하며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1280억 달러가 소요 돼, 관절염을 심장질환에 비견할 정도의 사회적 장애(Work disability)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힘찬병원 관절염연구소 정광암 소장은 “노인 환자 대다수가 관절염 발병 이후 이에 못지 않은 신경질적 변화와 우울증 등에 노출 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본인과 가족의 조기 인지와 조기치료를 통해 노인들의 심리적 안정을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우리나라도 이제 관절염을 개인, 가족 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장애로 인식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