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둔촌주공 넣었어야 했어요. 그때는 비싼 줄 알고 줄줄이 미달 되고 당첨된 사람 중에서도 계약 포기가 수두룩했는데, 지금 보면 그때 계약한 사람이 승자잖아요. 결국, 집은 빨리 사는 게 남는 거예요."
얼마 전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와의 저녁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그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분양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자는 이 말을 듣고, 상투적인 문장 하나가 떠올랐다. '집은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것(Living) 이다'라는 말.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올해 분양시장에서 최고의 관심을 받은 아파트 중 한 곳이다. 총 1만2000여 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으로 끊임없이 항간에 오르내렸다. 분양가 논란부터,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인한 공사중단 등을 거쳐 마침내 일반분양을 진행하기까지 재건축 사업에서 생길 수 있는 대부분 사례가 집약된 '재건축 바이블'로 자리 잡기까지 했다.
이달 15일부터는 전매제한 해제로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다시 한번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부동산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 실시간 검색 순위 5위에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올랐다. 실제 올림픽파크포레온 분양권은 분양 당시보다 6억 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어서 팔리고 있다.
15년간 주택업계에서 근무한 임원은 "대한민국에서 서민이 월급을 모아서 집 사는 건 불가능해요. 청년들은 '영끌'을 할 결심을 하기도,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죠. 그래서 결혼과 동시에 영끌로 집을 사고 대출금과 이자를 갚으며 사는 겁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기자님은 언제 집 사시려고요?"라고 물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내 집 마련에 대해 생각한다. 집은 사는(Buying) 대상이지만, 본질적으론 살기 위한(Living) 곳이다. 2024년은 갑진년 '푸른 용의 해'라고 한다. 무려 60년 만의 청룡이 찾아오는 만큼 기대감도 크다. 올해는 단 몇 개월 만에 수억 원이 뛰는 분양가와 100억 원대 신고가가 속출하며 괴리감도 컸던 한 해였다. 2024년에는 내 한몸 편히 누일 수 있는 '사는 곳(Living)' 마련이 조금 더 수월한 해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