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이머징마켓 인도에 주목해야

입력 2023-12-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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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印증권사 인수로 ‘화제’

높은 교육 수준에 고급인력 많아

세계경제 불지필 시장역할 기대돼

인구 세계 1위,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 면적 세계 7위. 바로 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인도의 프로필이다. 미래에셋이 4800억 원에 인도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한번 인도시장이 주목을 받게 됐다. 인도는 고대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답게 우리에게는 관광지로 친숙한 국가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러 미디어를 통해 빈부 격차와 불안한 치안 문제가 자주 대두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인도경제가 주목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영어가 공용어로 쓰인다는 것과 매우 높은 교육수준으로 IT, 의료 등 첨단산업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인력이 많이 양성되면서 미국을 포함한 여러 선진국으로 진출도 했지만 자국 내에 남아서 이런 핵심산업들을 성장시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도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오프라인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 미국의 월마트는 2018년에 인도의 이커머스 기업인 플립카트(Flipkart)를 160억 달러(21조 원)에 인수하며 해외 온라인쇼핑 사업을 통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신규매장을 오픈하기보다는 오히려 기존 매장들을 폐점하는 상황이어서 실적이 정체되다 보니 발 빠르게 인도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세계 최대 소포 배송회사인 UPS도 해외 매출이 매년 10%씩 성장하는 중인데 특히 성장률이 높은 인도에는 직항편을 도입할 정도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수많은 국내 기업들도 인도에 생산, 판매, 연구개발 법인을 세워서 영업을 해오고 있다.

인도에서 가장 큰 기업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라는 곳이다. 에너지, 석유화학, 통신, 소매, 미디어, 신재생에너지, 신소재 등 여러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재벌기업이다. 시가총액이 16조5700억 인도루피(INR), 한화로 약 261조 원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 대비 약 60% 수준이다. 전통 산업과 내수 위주로 성장했지만, 신사업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어서 성장세가 무섭다. 3월 말 결산법인인 이 회사의 연차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의 매출만 감소했을 뿐 2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해서 2022년 한 해 동안 매출이 8조7800억INR(145조 원)이나 된다. 2021년 대비 26.13%가 성장한 것이다. 올해는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 증가율이 1%에 불과하지만, 순이익이 27%나 증가하며 여전히 인도 1등 기업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인도의 대장 주지만 내수 위주라서 실적 증가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인도의 GDP 세계 순위가 곧 4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처럼 경제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어서 내수 위주라도 성장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인지 인도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뭄바이 증권거래소(BSE)에 상장된 대형우량주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인도의 대표 주가지수인 SENSEX의 흐름을 보면 최근 1년 동안 지수가 23%나 올라서 우상향 중이다. 물론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도 1년 동안 저점 대비 22%가량 상승했기 때문에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인도처럼 우상향이 아닌 변동성을 보이며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라 흐름이 다르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우상향하고 있지만 1년간 상승 폭은 15% 정도로 인도보다는 낮아서 많은 투자자가 인도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됐다.

우수 인재들이 많이 육성되면 그에 따라 산업도 성장하고 기업이 늘어나면서 경제 규모가 커지게 된다. 그에 따라 자본시장 또한 팽창하므로 투자자라면 인도에 관심을 두는 것이 당연하다. 단, 아쉽게도 아직 인도시장에 대한 투자 정보가 많지는 않다. 다행히 영어권 국가라서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사업보고서가 그나마 분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경기침체가 길어지거나 위기 상황이 오면 언제나 그랬듯이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 파괴자, 즉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가 나타나 판을 바꾸거나 대형 이머징마켓의 성장과 개방으로 전 세계의 경제가 되살아나곤 했다.

지난한 경기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려면 국내에는 난세를 구할 앙트레프레너가 나타나야 하고 해외에는 인도 같은 이머징마켓이 등장해야 한다. 과연 인도 시장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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