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취약지 확대하고, 휴일·야간 제약 없이 비대면진료 허용
정부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확대를 놓고 의약계의 반발이 거세다. 유감 표명과 함께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15일부터 대면진료 경험자 기준을 완화하고, 초진 비대면진료가 허용되는 의료취약지역을 섬‧벽지에서 응급의료 취약지역 98개 시·군·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휴일·야간에는 지역·질환과 무관하게 초진 환자에 대한 비대면진료를 허용한다.
의약계는 한목소리로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현재의 방안은 실질적으로 비대면진료에 있어서 초진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방안과 다름없다”며 “이는 비대면진료 과정과 관련해 기본적인 대원칙들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무책임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휴일·야간에 긴급한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약을 수령할 수 없음에도 비대면 진료만 무제한 적으로 가능하다는 내용과 다름없다”며 “이는 편의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진료받지 않고 단순 약 처방만 받고자 하는 부적절한 의료 이용의 행태를 낳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정부가 비대면진료 확대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전제로 “앞으로 일어날 비대면진료 확대에 따른 의료사고 및 약물 오남용 등의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약사회도 “정부는 비대면진료 허용 확대안을 즉각 철회하고 국민과 보건의료인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회의록을 모두 공개하고, 의견수렴의 내용이 정부의 허용 확대안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전날 발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에 안전성 강화방안도 포함했다. 의사 판단으로 비대면진료 요청 환자에게 대면진료를 요구할 수 있고, 이를 ‘의료법’상 진료 거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다만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오진이나 약물 오처방이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는 여전히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