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세계 2위 무기수입국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지난달 24일 43년 만에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국방 및 방산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증진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양측 회담 후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에 있다”고 알림에 따라 사우디로 K방산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합작한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II는 사우디로 조 단위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된다면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2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천궁II를 위해 체결한 35억 달러(약 4조5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넘어선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사우디는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큰 무기 수입국으로 작년까지 최근 5년간 전 세계 무기 수입의 8.6%를 차지했다. 사우디 인접국인 예멘의 후티 반군의 로켓ㆍ탄도미사일, 무인기ㆍ드론 공격 위협에 처해 있어 방공 무기 도입이 시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
한국은 전 세계 무기 수출 가운데 2.3%를 차지, 9위로, 향후 세계 4위의 무기 수출 강국이 되는 것이 목표다. 무기 수출 점유율을 보면 미국이 78%로 압도적으로 높고 이어 프랑스(6.4%), 스페인(4.9%) 등 순이다.
한국이 사우디로 수출길을 열면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3개국의 독과점 지위를 깰 수 있다고 칼럼은 관측했다. 그간 한국은 주로 필리핀, 인도, 태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무기를 팔았다.
한국은 대포 생산기업으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보다 정교한 무기에 대한 명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칼럼은 전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육상 및 해상 발사형 지대공 미사일, 수중 어뢰 등 정밀유도무기로 10억 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한국항공우주산업는 헬리콥터와 비행기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매출의 대부분을 국내에 의존하고 있다.
더글라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글로벌 독립 리서치 플랫폼인 ‘스마트카르마’에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기업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방어 시스템을 개선해 왔다”며 “사우디와 한국 사이에 대규모 장기 무기 거래가 성사된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한국 최고의 방산업체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두 나라 간 다년간의 대규모 무기 계약이 확정되면 다른 잠재 고객들에게 한국이 고도의 무기 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는 합법적인 공급자라는 신호를 보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칼럼은 진단했다.
한국은 무기 수출 잠재력도 높다. 실제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대 무기 구매국인 인도에 수출하는 비중은 11%로 매우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한화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2017년 남아시아 국가에 K9 자주곡사포를 공급한 것만 언급했다.
미국에서 97%의 무기를 수입하는 일본이 한국에서 무기를 수입할 수도 있다. 중국의 위협에 한일 양국이 맞서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이 군사력을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일본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
아울러 사우디로 무기 계약이 체결되면 무기 산업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수입을 더 많이 하는 아시아의 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칼럼은 짚었다. 현재 무기 공급은 서방 국가들이 주도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주로 수입을 하는 구조다. SIPRI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세계 10대 주요 무기 수입국 중 6개국이 아시아 국가이지만 무기를 공급하는 주요 10개 국가 중 단 2개국만이 아시아다.
칼럼은 “한국이 세계 무기 시장에서 방산시장에서 큰손이 되려면 주요 고객으로부터 대규모 주문을 수주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아시아에서 외세의 영향력을 줄이는 데 일조한다는 또 다른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