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상장의 저주…고점 대비 반토막 난 두산

입력 2023-10-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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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최고점 대비 49.56% 하락
자회사 이중상장에 따른 할인 효과…'쪼개기 상장' 비판도
에코프로, LS전선 자회사도 잇따라 상장 예정 모회사 주가 귀추

▲서울 중구 두산타워. (연합뉴스)

두산이 9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50% 넘게 하락 중이다. 자회사 두산로보틱스 상장에 따른 기대감이 주가를 부양하고, 상장 이후 내림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에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LS머티리얼즈 등 자회사 상장이 예정돼 모기업 주가에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의 주가는 9월 11일 14만9100원으로 연중 최고 종가를 기록한 뒤 30일 오후 3시 15분 기준 7만5200원으로 49.56% 하락했다. 9월 주가 상승 당시 자회사 두산로보틱스는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었다. 증권사 등 기관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10월 5일 두산로보틱스가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한 날 두산 주가는 19.40% 급락 마감했다. 지주사 이중상장에 따른 할인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이후에도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의 회계기준 위반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자회사 상장 후 모회사 주가 할인 현상은 이전에도 나타났다. 지난해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서 모회사 LG화학 주가는 3개월간 24.1% 급락했고, 카카오 역시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후 3개월간 31.6% 내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경우 상장 자회사 성장성이 부각되거나 수익성이 개선된다면 투자자 수요는 당연히 지주회사보다는 상장 자회사에 쏠리게 된다”며 “또한, 이 경우 지주회사 주주와 자회사 주주 간의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모회사 핵심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상장하면 이중상장으로 주주간의 이해상충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회사와 자회사 이중상장은 ‘쪼개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금융당국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물적분할 공시 강화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상장심사 강화 등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과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모회사가 상장 자회사를 100% 편입한 이후 상장 폐지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18일 DL이앤씨는 DL건설 주식을 100%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상장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콜마도 연우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 역시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후 올해 2월과 4월 차례로 상장폐지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지주회사 할인은 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이 이중상장 돼 있기 때문에 발생하므로 상장자회사의 가치 상승이 온전히 지주회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모회사가 자회사를 편입한 후 상장폐지하는 경우 모회사 주주와 자회사 주주 간 이해상충 문제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LS전선의 자회사인 LS머티리얼즈 등도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매수세가 몰리면서 큰 주가 상승을 이룬 두 종목인 만큼 자회사 상장 후 주가 추이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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