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투자 -30.6%로 감소폭 가장 커…신영·미래에셋·유진투자증권 뒤이어
18일 이투데이가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는 24개 증권사의 최근 5개년(2018~2022년) 조정유동성비율 추이를 살펴본 결과 12개사의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정유동성비율은 유동성 자산부채에 우발채무를 더해서 보는 지표다. 유동성자산에서 우발부채와 3개월 내 유동성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판가름할 수 있다. 신평사들이 증권사들의 유동성 대응력 수준을 파악할 때 참고하는 수치다.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곳은 BNK투자증권이다. BNK투자증권의 조정유동성비율은 지난 2018년 168%에서 작년에 116.6%까지 3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영증권(-23.4%p), 미래에셋증권(-21.5%p)의 비율 감소폭이 20%포인트를 웃돌았다. 유진투자증권(-19.2%p), 삼성증권(-11.2%p), 현대차증권(-10.4%p)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목할 점은 자기자본순위로 상위 5위권 내 증권사 대부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증권뿐만 아니라 두 번째로 자기자본이 큰 NH투자증권의 조정유동성비율도 1.8%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조정유동성비율이 94.8%로 기준치 100%를 밑돌았다. 올해 1분기의 경우 그 수치가 100%를 웃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100%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조정유동성비율이 100%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신평사들은 조정유동성비율의 변동성이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를 주목한다. 신평사 관계자는 “최근 5개년간 구조적으로 조정유동성비율이 100% 미만이었다면 당연히 유동성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이고 다시 100%를 넘었다면 앞으로도 조정유동성비율 100% 이상에서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판단할 수 있어 큰 문제로 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주의선인 100%를 하회한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유진투자증권(93.7%) 두 곳이다.
조정유동성 비율 수치가 5년 새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교보증권이다. 교보증권의 조정유동성비율은 지난해 118.1%로 2018년(89.7%) 대비 31.7%포인트 올랐다. 메리츠증권은 2018년 84.1%에서 24.6%p 늘면서 지난해 104.8%를 기록, 기준선 100%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하이투자증권(19.0%p), 한양증권(11.9%p), SK증권(10.0%p), 유안타증권(9.2%p)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100%대를 상회했다. 유동성 지표가 가장 안정적인 곳은 한화투자증권(129.4%), SK증권(122.5%)으로 집계됐다. 다만 SK증권은 작년 9월에 100.8%를 기록한 이후 회복한 수치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곳으로 꼽힌다.
또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조정유동성비율이 100% 미만이면 유동성 측면에서 부담은 확실히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신용위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른 지표도 수치가 하락한 상태에서 조정유동성비율의 하락폭이 크다면 모르겠지만, 다른 지표들 개선됐는데 조정유동성비율이 잠시 빠진 거로는 신용등급 변동까지 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대신 그런 상황 지속되면서 다른 지표들 훼손까지 이어지겠다 싶을 때 (등급 변동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