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률 높지만, 10명 중 6명 장기 재무목표 없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금융이해력이 2년 전보다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령대와 소득계층별로 금융이해력은 여전히 차이를 보였다. 또 전체적으로 저축률은 높지만, 성인 10명 중 6명은 장기적 재무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022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만 18~7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5점으로 2020년 조사(65.1점)보다 1.4점 높았다.
금융이해력이란 합리적이고 건전한 금융생활을 위해 필요한 금융지식이나 금융행위, 금융태도 등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정도를 뜻한다. 금융교육 국제네트워크의 국제기준(OECD/INFE)에 따라 점수로 산출된다.
부문별로는 금융지식이 75.5점으로 가장 높았고, 금융 행위 65.8점, 금융태도 52.4점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30~50대, 고소득층, 대졸 이상 응답자의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60~70대 노령층, 연간소득 3000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 고졸 미만의 저학력층의 금융이해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던 70대(+6.4점), 고졸 미만(+2.8점) 응답자 등의 상승폭이 커 계층별 격차는 다소 축소됐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저축활동(97.8점)에 적극적이었지만 재무상황 점검(55.7점), 장기 재무목표 설정(48.0점) 등 재무관리 활동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재무목표가 있다는 비중은 37.7%에 불과했다.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 점수 역시 50.8점으로 전체 금융행위 점수인 65.8점을 크게 하회했다. 최근 2년간 친구·가족·지인의 추천으로 금융상품을 선택한 경우(58.4%)가 금융기관 직원(46.2%), 전문잡지·전문가(42.8%) 정보를 이용한 경우보다 높았다.
이 밖에 OECD에서 개발한 설문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이해력과 관련한 추가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디지털 금융이해력 점수는 42.9점으로 일반 금융이해력 점수(66.5점)를 크게 밑돌며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기 금융·경제교육을 강화해 건전한 금융생활을 영위하는 경제주체로 육성할 것”이라며 “최근 금융의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 하에서 저소득층과 노년층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 기본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상황 점검, 장기 재무목표 설정 등 바람직한 금융행위를 정착시키고 금융상품 선택 시 과장 광고 및 불완전판매 등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전문적인 금융정보를 활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